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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30분내 車에 적재… 물류제국 알리바바

입력 | 2016-09-23 03:00:00

중국 IT-물류 접목현장 가보니




20일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물류업체 ALOG의 물류 창고에서 직원들이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 티몰 상품들을 포장하고 있다. 알리바바 물류 계열사 차이냐오네트워크의 빅데이터 처리 기술 덕분에 이 회사는 물건을 3분 내에 포장하고 30분 내에 택배 차량에 실을 수 있게 됐다. 차이냐오네트워크 제공

 20일 중국 쑤저우(蘇州) 소재 물류업체 ALOG의 물류 창고. 이곳은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 입점한 상품들로 가득했다. 빼곡히 쌓인 상품들 사이로 ALOG 직원들은 15초꼴로 뽑혀 나오는 문서 한 장을 들고 분주히 움직였다.

 이 문서에는 티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의 창고 내 위치, 물건 포장에 필요한 박스의 사이즈 및 필요 개수부터 해당 시간에 배송지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택배 차량 정보까지 담겨 있었다. 알리바바 계열사 차이냐오네트워크의 빅데이터 처리 기술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ALOG는 이 같은 최첨단 정보기술(IT)을 토대로 창고에서 물건을 3분 안에 포장할 수 있고 30분 안에 택배 차량에 옮겨 실을 수 있게 됐다.

 차이냐오의 퉁원훙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 기반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2026년까지 중국 전역 택배를 24시간 내에, 해외는 72시간 내에 배송하도록 할 것”이라며 중국을 ‘물류제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IT 노하우로 중국 물류제국 이끄는 알리바바

 

중국의 1일 평균 택배 배송 물량은 지난해 5700만 건에서 2020년 1억4500만 건으로 2.5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는 물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5월 중국 내 상위 15개 배송업체들과 차이냐오를 설립하고 40여 개 물류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차이냐오는 배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14년 5월 중국 최초로 판매자, 구매자, 배송업체, 배송경로 정보 등을 담고 있는 전자 배송 라벨을 도입해 분류 오류를 도입 전 대비 40%가량 줄였다. 정부가 만든 사문화된 주소 체계 대신 알리바바가 가진 개인정보 등을 기반으로 한 자체 주소 분류체계(우편번호 없는 촌 단위까지 포함)를 마련해 배송 정확성도 높였다.

 특히 실시간 주문 데이터를 토대로 많이 팔리는 물건을 별도 창고에 비치해 빠르게 배송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 창고 시스템’을 도입해 재고 주기를 43일에서 22일로 절반가량 낮췄다. 이 덕분에 중국 내 700여 개 지역(현 단위)에서 당일 및 익일 배송이 가능해진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는 배송 속도를 높이고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창고에서 일할 배송 로봇을 개발 중이다.

○ 물류 네트워크가 만드는 창업 생태계

 알리바바는 IT를 기반으로 한 배송 효율성 극대화뿐만 아니라 창업 생태계도 조성하고 있었다. 차이냐오의 ‘픽업 스테이션’은 부재 중 택배 수령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개인, 편의점, 대학 등과 제휴를 맺고 택배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한 거점으로 중국 전역에 4만여 개가 설치돼 있다.

 차이냐오가 공개한 항저우(杭州)사범대 픽업 스테이션에는 대학생들이 수십 초 단위로 끊임없이 몰려들었고, 스마트폰으로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창고에서 자신의 택배 물건을 찾아갔다.

 픽업 스테이션이 이처럼 하나의 택배문화로 자리 잡자 대학에서는 ‘익스프레스 맨’이라는 새로운 직업까지 생겼다. 1∼2위안(170∼340원)의 심부름값을 주면 자신의 짐을 픽업 스테이션에서 집까지 날라다 주는 식이다.

 또 충칭(重慶)의 한 부부는 소규모 신선 식료품 매장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픽업 스테이션을 유치해 본업의 매출을 늘리고 있다. 매일 200∼300명이 택배를 받으러 오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가게에서 쇼핑도 하는 것. 이 덕분에 1일 매출만 약 3000위안(약 51만 원)이 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메이펑펑 차이냐오 커뮤니티 스테이션 담당자는 “차이냐오 스테이션을 택배 수령뿐만 아니라 공공 서비스와 현지의 각종 생활 서비스 등이 이루어지는 종합서비스센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쑤저우·항저우=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