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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장 “이번 추석엔 말 줄이고 귀 열어보세요”

입력 | 2016-09-14 03:00:00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장이 말하는 ‘화목한 가족’
“수직적인 집안 분위기 여전히 많아… 속상한 일은 참았다가 나중에 대화”




“시대가 변했는데도 명절 가족 분위기는 여전히 수직적인 곳이 많아요. 그래서 명절이 지난 뒤에는 이혼 상담을 요청하는 부부가 늘어나지요. 서로 조금씩 더 참고 배려하면 명절 때 다투더라도 이를 관계 회복의 발판으로 삼아 더 건강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데….”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70·여·사진)은 13일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는 부부들에게 “화가 나더라도 어르신 앞에서 ‘욱’ 하거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지 말고 꾹 참았다가 두 사람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2002년부터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을 맡아 수십만 건의 가족 상담을 진행한 곽 소장은 이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한국가족학회 이사,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고, 현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곽 소장은 인터뷰 내내 남편과 아내 두 사람이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혹 부부의 부모 등 제3자가 개입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일이 있는데 이러면 오히려 부부 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은 크게 말다툼을 한 부부를 상담했는데 아내의 부모가 밤중에 딸을 데려가 일을 키운 적도 있었어요. 두 사람이 조용히 얘기하면 금세 풀릴 수 있었는데 말이죠.”

곽 소장은 두 사람이 대화할 때는 ‘너 대화법’이 아니라 ‘나 대화법’을 써야 한다고 했다. “너 때문에 고생했어”, “너 때문이야”라는 말은 의식적으로 자제하고 “혹시 내가 배려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까”라는 식으로 ‘나’로 시작하는 대화를 하란 뜻이다. 이렇게 하면 자기주장만 내세우지 않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되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