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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0까지 견디는 原電… 정부 “안전 전면 재점검”

입력 | 2016-09-14 03:00:00

[‘경주 强震’ 쇼크/대응 시스템 바꾸자]원전 24기중 12기 경주 인근에
전문가 “지나친 공포 조장 말아야”




경북 경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특히 진앙 인근 지역은 원전 12기가 모여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원전의 지진 대비 안전 시스템을 전면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국내에는 고리, 한빛, 월성, 한울 등 모두 24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규모 6.5 이상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돼 있다.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는 내진설계가 강화됐지만 내진 한도가 7.0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을 지금보다 훨씬 강화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도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진 발생 이후 대처하는 속도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번 지진의 경우 12일 오후 7시 44분 규모 5.1의 첫 지진이 발생했고, 이어 8시 32분 규모 5.8의 두 번째 지진이 일어났다. 한수원은 이날 밤 11시 56분이 돼서야 월성 1∼4호기를 수동 정지했다.

경주 주변 일대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 지역은 지진이 잦은 양산단층 부근에 있다. 양산단층은 우리나라가 포함된 유라시아판과 일본 남쪽에서 들어온 태평양판이 서로 맞부딪쳐 생긴 단층으로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지나친 공포는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규모 6.5 지진은 이번에 발생한 규모 5.8 지진보다 약 11배 위력이 강하지만 국내 원전은 이런 지진이 바로 아래에서 발생해도 안전한 수준”이라며 “극단적으로 위험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안전점검을 위해 가동이 중단된 경주 월성원전을 13일 찾아간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더 강한 지진과 각종 테러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에너지와 산업 주요 시설의 내진설계와 안전관리체계 등 지진 방재 대책을 재점검하고 보강 작업을 하라”고 당부했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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