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해외소비 상반기 13조6000억… 작년比 10% 증가 국외 여행객 16% 늘어 1063만명 산업硏 “연령별 맞춤형 상품 개발을”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가계가 해외에서 쓴 돈이 지난해보다 10% 넘게 늘었다. 해외 씀씀이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국내 소비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어 국내에서 지갑을 열게 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소비로 지출한 금액은 13조607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3102억 원(10.7%) 늘었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가계가 해외에서 쓴 돈이 26조2721억 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였던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증가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 통계에는 외국에서 회사 출장 등 업무로 소비했거나, 국내에서 인터넷 등으로 해외물품을 직접 구입한 금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해외소비 증가세에는 해외 여행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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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 관광 활성화를 고민하고 있지만 해외 여행객의 발길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반기(7∼12월)에도 추석 연휴 국제선 항공편이 매진되는 등 해외 여행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 국내 관광소비 5% 늘면 1조2000억 내수 파급 효과 ▼
국내 관광소비가 5% 늘면 1조2000억 원 규모의 내수 파급효과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는 해외여행에 비해 정체돼 있는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면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이 6일 발표한 ‘연령별 관광소비패턴 변화의 내수 파급효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관광소비가 5% 늘면 1조2000억 원, 10% 늘면 2조5000억 원의 내수 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다만 한국의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기여도가 2014년 기준 각각 2.0%, 2.4%로 세계 평균(3.4%, 3.6%)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기여도가 올라가면 경제적 파급효과도 더 높아질 거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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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를 타깃으로 한 관광상품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맞춤형 상품과 시설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