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세력 후보들 대거 당선… 직선제 선출 35석중 19석 차지 ‘反中’ 젊은층 투표소로 몰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개표 결과 야권인 자치파는 30석을 차지해 기존보다 3석을 늘렸다. 직선제로 치러진 지역구 의석 35석 중 19석을, 직능대표 의석 5석 중 3석을 확보해 과반을 차지했다. 간선제로 치러진 직능대표 의석 30석 중에는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자치파는 전체 의석의 3분의 1(24석) 이상을 확보해 각종 법안 의결 때 ‘비토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2014년 9월 말부터 석 달 가까이 이어진 우산혁명의 학생 지도자였던 네이선 로 데모시스토당 대표(23·사진)가 창당 5개월 만에 당선된 것이 가장 큰 이변이었다. 그의 당선으로 종전 28세였던 역대 최연소 당선 기록도 5세 적어졌다. 그는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만큼 홍콩 젊은이들은 변화에 대한 절박함이 있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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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유권자들은 그간 억눌렀던 분노를 보란 듯이 터뜨린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앞서 홍콩 정부는 출마자에게 ‘홍콩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라고 명시한 확인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서명을 거부한 출마자는 입후보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에 따라 평소 중국에 불만을 품었던 유권자들의 반감이 커진 것이다. 1000명이 넘는 젊은 유권자가 투표장에서 1시간 넘도록 긴 줄을 서며 투표에 참여한 점도 반중 표심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입법회 선거는 내년 3월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앞두고 실시된 터라 향후 홍콩 운명의 풍향계로 인식됐다. 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나면서 연임을 노리는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난관을 맞았다. 중국 당국의 홍콩 통제 정책도 삐걱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우힝 로 홍콩교육대 교수(사회과학)는 “젊은 민주화 세력은 (중국에 대한) 전략도 사고도 새로울 것이다. 중국은 기존 통치술로는 그들을 납득시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