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최근 대학병원에서 의료인이 결핵 감염 확진 판정을 받거나 감염을 의심받는 경우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결핵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의료진이 결핵에 감염되면 병원 방문 환자들을 통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어 보통 문제가 아닌 거죠.
하지만 결핵 감염은 의료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결핵 후진국’이란 오명을 안고 있을 정도로 결핵 환자들이 많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5년 결핵 환자 신고 현황’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 수는 63.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위인 포르투갈(25명)의 약 2.5배입니다.
다제내성 결핵 즉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 결핵 역시, 한국이 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현재처럼 결핵에 대해 무관심하면 다제내성 결핵이 확산될 우려도 높습니다.
다제내성 결핵은 환자 1명이 10∼15명에 균을 퍼트릴 정도로 감염력이 강합니다. 또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터라 치료에 실패할 확률도 높아 국가적으로 사회비용 손실이 큰 중증질환으로 분류됩니다.
다제내성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4개 이상의 약제를 병용해 최소 20개월(집중치료기 포함) 이상 복용해야 하는데 구토·복통·위장장애 등의 부작용 위험이 크고 치료 옵션이 많지 않아 치료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치료율은 37.1%에 불과하고 사망률이 31.2%에 이릅니다.
서튜러
델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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