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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쏘는 듯… 두 배우 강렬한 에너지에 깜짝 놀라”

입력 | 2016-08-30 03:00:00

9월 개막 뮤지컬 ‘킹키부츠’ 연출가 제리 미첼과 두 주인공 정성화-강홍석




뮤지컬 ‘킹키부츠’의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연출자 제리 미첼(가운데)과 주인공 ‘롤라’ 역에 나란히 캐스팅된 배우 정성화(왼쪽)와 강홍석. 두 배우는 “각자의 개성과 목소리로 브로드웨이 초연 무대에서 활약한 ‘롤라’ 역의 빌리 포터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곡한 신나는 음악을 바탕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부츠’가 올가을 다시 돌아온다.

‘킹키부츠’는 여장 남자들이 즐겨 신는 허벅지까지 오는 긴 가죽부츠. 뮤지컬은 파산 위기의 신발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여장 남자 롤라를 만나 킹키부츠를 만들어 성공한 스토리를 그린다.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던 ‘킹키부츠’는 이듬해 연말 국내에서 공연돼 10만 명의 관객을 모은 바 있다.

정성화

9월 2일 개막을 앞두고 킹키부츠의 오리지널 안무 및 연출가이자 미국 브로드웨이의 스타 제리 미첼(56)과 작품의 8할 이상을 쥐락펴락해야 하는 주인공 ‘롤라’ 역의 배우 정성화(41) 강홍석(30)을 함께 만났다.

롤라 역을 꿰찬 정성화와 강홍석을 본 순간 단박에 느껴졌다. 둘 다 엄청 날씬해졌다. 전작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으로 분하며 보여줬던 ‘어깨깡패’ 정성화의 모습은 없었다. 흡사 아이돌의 모습이랄까. 정성화는 “전직 복서이면서도 여장 남자인 롤라 역을 위해 8kg 정도 뺐다”며 수줍어했다. 이에 질세라 강홍석은 “전작 드라큘라 때보다 17kg을 감량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위해 살인적인 다이어트에 성공한 두 배우를 보며 제리 미첼은 연신 “대단하다”며 감탄했다.

미첼은 뮤지컬 ‘라카지’ ‘헤어스프레이’ ‘록키호러쇼’의 안무를, ‘리걸리 블론드’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을 연출한 브로드웨이의 스타 연출가다. 게다가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공연의 롤라 역을 맡은 배우 빌리 포터 등을 발굴한 캐스팅의 귀재로 통한다.

강홍석

미첼은 정성화와 강홍석의 오디션 영상을 보면서 소위 ‘레이저 커뮤니케이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숱한 배우들의 오디션 영상을 검토했어요. 그중 정성화와 강홍석의 캐릭터 연기와 눈빛은 관객에게 엄청난 집중력과 몰입을 이끌어냈죠. 마치 레이저를 쏘는 듯한 힘이 느껴졌지요.”

정성화와 강홍석은 15cm의 아찔한 힐을 신고 무대에 오른다. 정성화는 “15cm 힐은 신는 게 아니라 올라탄다고 표현해야 맞다”며 “마치 발레처럼 발끝으로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운동할 때 주로 종아리 근육 운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미첼은 “실제로 힐을 신은 상태에서 안무를 짰다”며 “15cm 힐을 신고 춤을 출 수 있는지 나조차도 의문이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킹키부츠 초연 멤버인 강홍석은 “초연 당시 ‘섹스 이즈 인 더 힐’ 장면에 신는 부츠를 초연 공연 이틀 전에 처음 신었다”며 “첫 공연 날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기쁨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롤라 역에 나란히 캐스팅된 두 배우는 ‘경쟁자’라기보단 ‘돈독한 형제’ 같았다. 강홍석에게 ‘킹키부츠’는 신인 배우를 단박에 스타급으로 올려준 ‘인생작’이다. 그는 “돈으로 살 수만 있다면 성화 형의 연기 호흡을 사고 싶다”며 “제가 초연 때 놓쳤던 연기를 형을 보고 많이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 새로 투입된 정성화 역시 “연습 첫날 홍석이가 롤라의 노래를 완벽하게 부르는 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며 “저는 노래보단 코미디와 감정 연기로 승부를 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성화는 경험이 많은 배우로서 클래식한 느낌이 강하고, 강홍석은 현대적이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롤라를 만들어내요. 두 배우의 공통점은 롤라의 이야기를 기가 막히게 표현해 낸다는 거죠.”(미첼) 9월 2일∼11월 13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1544-1555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