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지식 백과사전 ‘헬로월드 시리즈’ 100권 펴낸 리디북스 +α 멤버들
1년 만에 ‘헬로월드 시리즈’ 100권을 만든 김희정 출판기획자, 리디북스 김상훈 유찬경 PD, 현정환 실장(왼쪽부터). 이들은 “책을 다 만든 후에도 새로운 뉴스가 나오면 곧바로 추가하는 등 전자책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사회 생활부터 정치, 경제, 문화 등 온갖 종류의 지식을 전자책으로 30분 만에 섭렵할 수 있는 ‘헬로월드 시리즈’ 100권이 최근 완간됐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의 지식 입문서 ‘아주 짧은 소개’ 시리즈를 국내 전자책 1위 업체인 리디북스가 벤치마킹한 것. 100권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1년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리디북스 사무실에서 현정환 콘텐츠그룹 실장(36), 김상훈(39) 유찬경 PD(34)와 프리랜서인 김희정 출판기획자(47)를 17일 만나 ‘광속’으로 책을 낸 비결을 물었다.
사회 현안에 맞춰 신속하게 움직인 측면도 크다. 올해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알고도 당하는 북한 외교’를 단 24시간 만에 출간했다. 당시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가 쓴 초고만 확보한 상태였다.
“현 실장이 당시 오후 2시에 ‘책을 내자’고 했을 때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더라고요. 바로 오후 3시부터 편집, 교정, 제작에 들어가 다음 날 오후 3시가 채 되지 않아 팔기 시작했어요. 하루 만에 수백 권이 나갔죠.”(김 PD)
‘오타쿠 진화론’ ‘내 맘대로 솔로 캠핑’ ‘건담이 온다’ ‘비어 투어리스트’ 등 기존 출판사들이 잘 다루지 않는 분야를 파고들었다. 현 실장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직원의 주축을 이루는데 아이돌, 건담, 캠핑 등 분야별 마니아가 많아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저자는 기존에 책을 냈던 사람이 아니라 블로거 운영자 등 해당 분야의 고수 가운데 글쓰기가 되는 사람을 찾아냈다.
전자책이라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기술인 TTS(Text to Speech)를 이용해 듣는 사람도 많다. 유 PD는 “TTS는 된소리에 약한 편이어서 ‘대가(代價)’가 ‘대가(大家)’로 들려 다른 표현으로 바꿨고, 소수점을 읽지 못해 프로그램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슷한 유형의 시리즈를 계속 낼 예정이다. 현 실장은 “이 시리즈가 전자책을 접하고, 해당 주제를 더 깊이 다룬 책을 찾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