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英 北대사관 태영호 공사 한국 망명 정부 “부인-자녀와 입국해 보호중”, 탈북외교관중 최고위급… 파장 클듯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7일 “태 공사가 현재 부인, 자녀들과 함께 한국에 도착해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에 해당하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서는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장승길 전 주이집트 북한 대사는 1997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태 공사는 지난달 중순 아내와 아들 2명과 함께 10년 동안 근무한 영국 런던을 떠나 잠적했다.
태 공사의 직책은 대사 다음이지만 북한이 미국과 영국에는 핵심 외교관을 파견하기 때문에 웬만한 국가의 대사보다 더 신임을 받는 자리로 평가된다. 영국을 거점으로 북한 체제를 선전하던 최고위급 외교관이 탈북을 선택한 것이어서 북한 체제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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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英공연장 찾은 ‘김정은 친형’ 김정철 호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입국한 태영호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오른쪽)가 지난해 5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을 수행하고 있다. 당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보려고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을 찾은 김정철을 근접 수행할 정도로 북한에서 신임을 받았던 태 공사의 망명은 북한 핵심 권력층에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BBC방송 화면 캡처
BBC는 그가 “김정은의 통치가 외부에서 오해를 받고 잘못 보도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며 북한을 변호하는 임무에서 마음이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국가안전보위부, 조직지도부 등 핵심 기관 주요 간부에 이어 외교관까지 탈출하면서 북한 내부 권력층의 이탈 움직임이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