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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의 별] 145cm 거인…‘여자기계체조 4관왕’ 시몬 바일스

입력 | 2016-08-18 05:45:00

시몬 바일스가 17일(한국시간) 올림픽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에서 혼신을 다해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바일스는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대회 4관왕에 올랐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단체·개인종합·도마·마루 金…평균대 銅
미국 여자기계체조 단일 올림픽 최다 메달


키 145cm의 조그만 선수가 미국 여자기계체조의 역사를 새로 썼다. 시몬 바일스(19·미국)는 17일(한국시간) 올림픽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 결승에서 15.966점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에서 정상에 올랐던 바일스는 대회 4관왕에 등극하면서 떠오르는 ‘기계체조 여왕’임을 입증했다. 바일스는 16일 평균대에서 넘어지는 실수로 동메달에 그쳤을 뿐, 출전하는 종목마다 완벽한 경기력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대회에서 5개의 메달(금4·동1)을 획득한 바일스는 미국 여자기계체조 역사상 단일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됐다.

바일스는 여자기계체조에 대한 관심이 적은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을 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스타다. 압도적 경기력뿐 아니라 불우했던 성장 스토리까지 더해져 스포츠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외조부모의 보살핌 속에 자랐다. 아버지는 존재 자체도 모르며, 어머니는 알코올중독자였다. 세 살 때 바일스가 위탁가정에 맡겨졌다는 소식을 들은 외조부 론은 재혼한 아내 넬리와 함께 바일스를 키웠다. 넬리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바일스를 친자식보다 더 아꼈고, 바일스는 넬리를 ‘엄마’로 불렀다. 넬리는 바일스가 유치원을 다니던 시절 동네 체육관에서 체조에 관심을 보이자 곧바로 체조부에 등록했다. 당시 체조 코치였던 에이미 부어만은 바일스의 재능을 알아보고 선수로 육성했다. 바일스는 넬리와 부어만 코치의 도움으로 기계체조 역사상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성장했다.

2013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흑인선수로는 최초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바일스는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 세계선수권에선 사상 최초로 5관왕에 오르는 등 일찌감치 ‘체조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미 점프 동작에선 비교대상이 없다. 타임즈가 개막 이전 리우올림픽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로 마이클 펠프스(31·수영)와 함께 바일스를 꼽았을 정도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기계체조 5관왕이 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 달리 4관왕에 머물렀지만, 바일스에게서 실망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17일 경기 후 “금메달 5개를 따지 못해 실망했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기대보다 더 잘했다. 첫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이라니…. 내가 미친 것 같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이어 “리우에 와서 오로지 연습과 경기만 했다. 이제는 해변에 가고 싶다”며 평범한 19세 여성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 시몬 바일스

▲생년월일=1997년 3월 14일(미국)
▲키·몸무게=145cm·47kg
▲수상 내역=2013안트베르펜세계체조선수권 2관왕(개인종합·마루), 2014난닝세계체조선수권 4관왕(단체·개인종합·평균대·마루), 2015글래스고세계체조선수권 5관왕(단체·개인종합·평균대·도마·마루),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4관왕(단체·개인종합·도마·마루)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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