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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리우] 경보 박칠성 “진종오 형, 金 기운 좀…”

입력 | 2016-08-17 05:45:00

남자경보의 간판 박칠성이 남자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사격황제’ 진종오에게서 건네받은 태극기를 흔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금메달 하나면 ‘슈퍼스타’

펜싱 박상영은 떠날 때까지 사진 공세
금메달 싹쓸이 양궁대표팀 인기 폭발

“저기, 저 사람이 금메달을 가져왔데. 구경 가자!”

“저 친구가 오늘 우승했다네. 함께 사진 찍을까?”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한창 열리고 있는 브라질 리우는 24시간 내내 활력이 넘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핫(hot)’한 장소가 있다. 전 세계 청춘들이 몰려든 올림픽 선수촌이다.

그런데 대회 초반과 지금은 분위기와 풍경 모두 사뭇 다르다. 올림픽이 갓 개막했을 때만 해도 이름값 높은 유명 선수들이 크게 인기를 모았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사진 찍고 싶다.”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수영황제’라던데, 실력만큼 정말 매너도 좋은 사람일까?” 일반인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은 물론 선수들이 선수를 찾아 사인을 요청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진풍경이 자주 연출됐다.

지금은 또 다르다. 대회가 반환점을 돌아 서서히 종착역을 향하면서 ‘인기의 척도’가 많이 바뀌었다. 역시 메달리스트들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디어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 못지않게 각국 선수들은 메달리스트들과 이런저런 소중한 추억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금빛 기운’을 지닌 이들은 그야말로 인기 폭발이다. 서로 출전 종목이 달라 평소 잘 알고 지내지 못했지만, 올림피언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데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함께 땀과 눈물을 흘려온 터라 이제는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육상 남자경보의 간판 박칠성(34·삼성전자)은 남자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사격황제’ 진종오(37·kt)를 우연히 선수촌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칠성은 농담 삼아 “올림픽 금메달의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게끔 기념품을 하나 달라”고 요청했다. 어떤 것을 줘야할지 잠시 고민하던 진종오는 자신이 소지하던 작은 태극기를 건넸다. “내가 결승을 치른 사격장에서 응원한 관중이 선물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소속팀 후배이자 육상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현섭(31)과 19일(한국시간) 경보 50km에 출전하는 박칠성은 진종오로부터 받은 태극기를 가방에 꽂고 다니며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지 모를 무대를 기분 좋게 준비하고 있다.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우승한 박상영(21·한체대)도 하루아침에 최고의 인기를 얻은 사례다. 모든 일정을 마친 펜싱대표팀이 16일 귀국길에 오른 가운데, 박상영은 선수촌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진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심지어 명성 높은 외국선수들도 펜싱 금메달리스트를 먼저 알아보고는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며 아는 체를 해왔다.

양궁대표팀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전까지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무려 19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던 태극궁사들은 리우올림픽에서도 변치 않는 실력을 입증했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싹쓸이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단일국가선수들이 올림픽 특정종목에 걸린 모든 금메달을 챙기는 사례는 흔치 않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 미남미녀들이 많아 남다른 관심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한국 선수단 관계자는 “선수들도 스타들을 동경한다. 모두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을 향한 시선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며 “선수촌에 머문 선수들은 소식 전파도 빠르다. 누군가 메달을 땄다고 하면 삽시간에 소식이 번진다. 여기에 국경도, 종목 구분도 없다”고 분위기를 귀띔했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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