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최북단 아차도 ‘태극기마을’ 변신 “눈앞의 분단 아픔 극복하자”… 어민들 집집마다 손수 게양대 설치
10일 인천 강화군 최북단 섬 아차도에서 주민들과 보훈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아차도 주민들은 성금을 모아 섬 전역에 태극기 게양대 47개를 세웠다. 아차도=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0일 인천 강화군 최북단 섬 아차도에서 만난 어촌계장 최재석 씨(69)의 얼굴에 만감이 교차했다. 이날은 최 씨와 주민들의 오랜 노력 끝에 아차도가 ‘태극기 섬’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었다. 여객선이 오가는 선착장에서 마을 어귀로 들어서는 길목의 방조제 축대에는 높이 6m의 게양대에 태극기 23개가 휘날렸다. 총 24채의 집 앞마당에도 태극기가 빠짐없이 게양돼 있었다.
아차도를 태극기 섬으로 바꾸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시작된 건 올해 초. 최 씨는 “눈앞에 펼쳐진 생생한 분단의 고통을 태극기로 극복해 보자”며 태극기 마을 조성을 제안했다. 주민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400만 원가량의 기금을 마련했다. 이렇게 해서 총 47개의 게양대가 설치됐다. 이날 마을회관 앞마당에서는 주민과 보훈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태극기 마을을 선포하는 국기게양식이 열렸다. 이재훈 강화군보훈단체협의회장(67)은 “작은 섬에서 때 묻지 않은 나라사랑 운동을 펼치고 있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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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도=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