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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누진제 전기료 폭탄 안기고 외유성 연수 다니는 韓電

입력 | 2016-08-10 00:00:00


한국전력이 1인당 900만 원씩 들여 직원 100명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단체 연수를 보내고 있다. ‘에너지사업 신(新)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스탠퍼드대 석학 특강과 테슬라, 구글 등 기업 탐방을 하는 7박 8일 과정이다. 사내 창의혁신 교육과정 수료생 1200여 명 중 우수자를 선발한 현장 교육이라지만 여름 휴가철 샌프란시스코 현장 교육은 외유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조3467억3300만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한전으로선 직원들 외유성 연수 보내는 것이 대수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찜통더위 속에 에어컨도 마음대로 못 트는 서민들한테는 열불 나는 뉴스다. 전년보다 96.1%나 늘어난 한전의 영업이익에는 집에서 전기를 조금만 더 써도 기하급수적으로 뛰는 누진제 전기요금도 들어 있을 것이다. 한 달에 보통 5만3000원 나오는 전기요금이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 8시간쯤 틀면 32만1000원으로 껑충 뛴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100조 원이나 되는 누적 부채를 갚거나 서민 전기료를 깎아줘야 마땅하다. 흥청망청 써 대는 것은 공기업이자 독점 기업인 한전의 전형적인 방만 경영이다.

가정용만 요금 차가 11.7배나 되는 전기료가 부당하다는 비판이 거센데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 “누진제를 완화하면 한전 적자 부담이 계속된다”며 조정 불가 방침을 밝혔다. 그럼 한전 직원들은 무슨 돈으로 샌프란시스코까지 휴가철 연수를 나간단 말인가. 정부는 “에어컨을 합리적으로 써도 요금 폭탄이 생긴다는 건 과장”이라는 말로 국민을 분통 터지게 할 게 아니라 가정용 요금 체계부터 합리적으로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