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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38 사기동대’ 캐릭터 이름의 비밀

입력 | 2016-07-26 06:57:00

‘올바른 길을 가다’ 양정도(서인국)-‘백성을 위해 일하는’ 백성일(마동석)-‘갑질의 수장’ 천갑수(안내상)(맨 왼쪽부터). 사진제공|OCN


■ ‘의적’ 정도, ‘일꾼’ 성일, ‘갑질’ 갑수

기획 의도 전달 ‘세심함’
의미 찾기 ‘숨겨진 재미’

케이블채널 OCN ‘38 사기동대’ 속 인물 이름에 드라마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흥미를 자극한다. 제작진이 자신들의 기획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캐릭터 이름을 짓는 데 허투루 하지 않은 세심함 덕분이다.

‘38 사기동대’는 세금 징수 공무원과 사기꾼이 합심해 상습적으로 탈세를 저지르는 악덕 체납자들을 벌하는 내용. 극중 공무원인 백성일과 사기꾼 양정도가 계략을 세워 체납자들을 소탕하는 모습이 통쾌함을 안긴다. 여기에 캐릭터 이름에 숨겨진 의미까지 알려지면서 시청자는 마치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까지 즐기고 있다.

서인국이 연기하는 양정도는 사기꾼이지만 ‘착한 사기’를 친다. 온갖 범법행위를 일삼지만 ‘다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건다. 권력과 재력만 믿고 약자를 괴롭히는 이들을 용납하지 못한다. ‘올바른 길을 가다’는 의미를 담은 ‘정도(正道)’라는 이름도 의적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다.

마동석이 맡은 백성일은 성실함 그 자체인 인물이다. 고액 체납자들로부터 세금을 받아내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아등바등 살아간다. ‘백성’만을 위해 ‘일’한다. 사기꾼과 손을 잡는 것에 망설이긴 모두가 백성(국민)을 위해서다.

두 사람과 달리 안내상이 연기하는 천갑수는 반전을 지닌 인물이라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드라마 홈페이지에 천갑수는 ‘서민만 바라보며, 서민을 위한 시장’이라고 설명돼 있다. 그러나 최근 방송분까지 드러난 천갑수의 모습은 시장직에 오르기 위해 비리를 저지른 과거에 대해 의심케 한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비밀에 부쳤지만, 일부 팬들은 ‘갑질의 수장’이라는 줄임말로 부르고 있다.

이처럼 제작진이 캐릭터 설정에 따라 이름을 짓고, 또 의미를 부여하는 빈틈없는 기획력과 마동석, 서인국 등 연기자들에 열연에 힘입어 ‘38 사기동대’는 채널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방송한 12회는 평균 4.8%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최고 5.2%를 찍었다. 1회의 1.6% 수치에 비해 3배가량 상승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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