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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행촌동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빨간 벽돌집이 있다. 2015년 당국의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인 D등급을 받을 만큼 심하게 훼손되고 위태롭게 선 건물이다.
‘딜쿠샤’. 1919년 3ㆍ1운동 독립선언서, 제암리 학살 사건 등을 해외에 처음으로 알린 AP통신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가 1923년 지은 지하 1층, 지상 2층 양옥이다. 언론인이었지만 일제는 앨버트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했고 결국 1942년 이 땅에서 쫓아냈다. 추방 직전까지 이 곳에서 살았던 그의 아내는 인도의 딜쿠샤 궁전에서 이름을 따왔다. 힌두어인 그 이름은 ‘기쁨과 이상향 그리고 희망의 궁전’을 의미한다.
이 곳에선 아직도 녹록치 않은 삶이 이어지고 있다. 파출부로 살아가면서도 노래의 꿈을 잃지 않는 트로트 가수 김정옥(억순이)을 비롯한 이웃들이다. 그 역시 2000년대 초반 영화 제작을 꿈꾸다 어려움 끝에 뇌출혈로 쓰러진 뒤 3급 장애를 얻은 김태영 감독이 그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1970년대 인기 밴드 영사운드의 드러마 김만식, 기러기 아빠 나종천,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연극연출가 기홍주씨의 이야기도 다큐멘터리 영화로 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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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일반에 선보이길 작정하고 있다. 제작비와 개봉 비용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영화는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개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스토리펀딩을 진행 중이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