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백 6단 ● 두샨 미티치 5단 7라운드 7보(79∼89)
참고도 흑 1을 보자. 이렇게 끊어 사석 작전을 쓰는 게 좀 더 묘미가 있다. 백 2, 4가 정확한 응수. 만약 백 2 대신 3의 자리에 둬 흑 한 점을 잡으려고 하면 ‘가’까지 선수로 당한다. 흑은 5까지 선수 이득을 본 뒤 흑 7로 하변 백을 삭감하면서 중앙 흑을 두텁게 했으면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 그림은 나중에 하변에 잡힌 흑 한 점을 활용하는 뒷맛도 남아 있다.
미티치 5단의 선택처럼 흑 81부터 우직하게 죽죽 밀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참고도보다 묘미는 적지만 국면을 단순화해 변화의 여지가 줄어든다. 자신보다 강자인 김기백 6단을 상대로는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이렇게 세력을 만들어 놓으니 막상 백도 중앙에 함부로 들어가기 어려운 모습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