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선수단은 정말 메리트(merit)가 사라져서 힘을 잃은 걸까.
11일 삼성이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80경기 소화 기준)로 떨어지면서 프로야구에서 사라졌던 ‘메리트’라는 말이 되살아나고 있다. 메리트는 프로 스포츠에서 ‘승리 수당’을 일컫는 말이다.
프로야구에서 구단이 메리트를 지급하는 건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위반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는 연봉과 별개로 메리트를 지급하는 게 관례였다. 그러다 올 3월에 열린 KBO 이사회에서 메리트를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메리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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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삼성이 메리트가 더 많았다는 건 절반은 사실이고 절반은 사실이 아니다. 삼성 관계자는 “경기당 금액 자체는 평균 수준이었던 걸로 안다. 다만 우리가 제일 많이 이기다 보니 총액 자체가 더 많았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금액이 더 많은 연봉을 놔두고 메리트 때문에 선수들이 태업을 할 리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야구인은 “성적이 좋아야 팀 전체 연봉 규모가 커진다는 걸 선수들도 안다. 메리트가 없어지면서 팬 서비스에 소홀한 선수가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야구 자체를 게을리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부터 제일기획에서 구단 운영을 맡게 된 영향은 아닐까. 삼성 팬들은 제일기획에서 씀씀이를 줄이는 바람에 자유계약선수(FA) 박석민(31·NC)과 외국인 선수 나바로(29·지바 롯데)를 놓쳤다고 아우성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그룹 바로 밑의 자(子)회사에서 제일기획 아래의 손자(孫子)회사로 바뀌었을 뿐이다. 계열사에서 갹출해 예산을 마련하는 팀 운영 방식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면서 “제일기획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한 것도 없이 욕만 먹는다’고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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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