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따르면 맏딸의 정의는 ‘둘 이상의 딸 가운데 맏이가 되는 딸’이지만 일상에선 난희처럼 남매 중 먼저 태어난 딸도 맏딸이라고 한다. 옛날부터 이 땅의 맏딸은 장남처럼 특별대접을 받는 것도 아니면서 맏아들 못지않은 의무감으로 부모와 동생들을 챙기며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산 경우가 많다. 맏딸은 결혼한 뒤에도 친정과의 관계에서 다른 딸과는 다르다. 한국 여성의 7가지 콤플렉스에 ‘맏딸 콤플렉스’가 꼽히는 이유다.
▷지방자치단체 산하 A공사에 근무하는 이모 씨(29)는 어머니에 대한 가족수당을 청구했다 거절당한 뒤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공사는 관련 규정에 의해 부모와 따로 사는 장남에게는 가족수당을 지급하되 여성에게는 무남독녀에 한해 수당을 주었다. 이 씨는 장녀인 데다 남동생이 학생이라서 실질적으로 가족부양을 맡고 있었다. 인권위는 ‘평등권 침해’라며 공사의 보수 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직계존속의 부양은 남성이 책임진다는 전통적 성역할에 따른 명백한 차별이란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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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