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를 제외한 7900개 조선 관련 업체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제도는 대규모 해고에 대비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고시로 지난해 말 도입된 뒤 이번에 처음 적용되는 것이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이 유휴 인력을 해고하는 대신 휴업이나 휴직을 시키면 정부가 주는 고용유지지원금 한도를 하루 4만3000원에서 6만 원으로 증액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고용보험료의 240%를 지급하는 중소기업 훈련비 지원 한도도 300%로 인상된다.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1년 동안 총 7500억 원의 재정이 투입되는 파격적 지원책이다.
특별고용지원업종제도가 당장 일자리를 잃는 충격을 줄이는 쿠션 역할은 할 수 있다. 문제는 1년 뒤 휴업 또는 휴직을 끝낼 때면 조선업 경기가 되살아나 복직을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독일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도록 휴업수당을 지원한 데는 경기가 되살아나면 경쟁력 있는 독일 산업계에 숙련 인력이 꼭 필요하다는 믿음이 있어서였다.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2011년 40.2%에서 올해 5.4%로 폭락했다.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에 세금 퍼주어 명목상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은 모르핀 처방일 뿐이다.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이 확실하면 또 모른다. 실업급여 수령 기간 내 취업하는 경우는 10명 중 3명도 안 된다. 박근혜 정부가 자부하는 취업 성공 패키지도 직업훈련을 받은 업종에 취업하는 경우는 34%에 불과했다. 조리사 교육을 많이 받지만 취업은 사무직에 하는 식으로는 혈세만 아깝다. 내년 6월 말 지원이 끊기면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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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남부 항구 도시 말뫼는 2002년 코쿰스 조선소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아 ‘말뫼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친환경 뉴타운 건설과 식품산업 육성으로 되살아났다. 복합건설업인 조선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숙련된 기술인력에다 이종(異種) 산업을 융합해 4차 산업으로 키우는 발상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가 경쟁력 있는 조선사만 살리고 ‘포스트 조선업’으로 무엇을 키울지 고민하는 대신 1년만 넘길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