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000억 ‘남부에어’ 내년말까지 설립 계획… “너무 서두른다” 지적도
경남도가 밀양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항공사(LCC) 설립에 나서기로 해 성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남도는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밀양이 결정될 것에 대비해 LCC 설립을 검토해 왔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23일 밀양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처음으로 LCC에 대한 구상을 언급했다.
최만림 경남도미래산업본부장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자본금 1000억 원으로 밀양 거점의 가칭 ‘남부에어’를 내년 말까지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본금은 영남권 5개 시도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기업, 국내외 항공사,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경남도도 전체의 10%를 참여할 계획이다.
2007년 자본금 500억 원으로 출발한 에어부산은 부산 상공계가 49%, 아시아나항공이 46%를 출자했다. 2005년 출범한 제주항공은 자본금이 2300억 원, 2008년 시작한 진에어의 자본금은 300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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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에어가 출범할 경우 기존 김해공항을 기반으로 한 에어부산과는 경쟁 관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LCC 설립을 추진하다 무산된 사례가 많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진입 장벽도 문제지만 항공정비(MRO)가 반드시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항공정비를 아시아나항공에 위탁하고 있다.
경남도의 이번 발표에 대해 “영남권 신공항의 밀양 유치 무산 이후 내놓은 후속 조치이지만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신규 항공사 진입 장벽이 높은 현실을 감안해 항공수요와 사업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공항이 없는 밀양을 기반으로 한 부분도 논란이다.
류명현 경남도 국가산단추진단장은 “밀양 나노산단, 인근 경북지역 국가산단 등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송이 원활해져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남도는 김해신공항 건설에 맞춰 대구∼밀양∼김해 고속철 신설과 현풍국가산업단지∼밀양∼김해 자동차전용화물도로 신설,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 중 밀양에서 김해로 가는 공항고속도로 신설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