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들 이야기는 그만 하시죠.”
27일 오후 7시경 부산 영도구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앞. 광현803호(138t) 항해사 이모 씨(50)가 어두운 표정으로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그는 “항해사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모든 걸 자세히 말하겠다”고 한 뒤 해경 건물로 들어갔다.
20일 ‘선상 살인’이 발생한 광현803호에 탑승했던 일부 생존 선원이 입국했다. 항해사 이 씨와 인도네시아인 선원 등 4명은 이날 낮 12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씨는 선장 양모 씨(43)와 기관장 강모 씨(42)를 흉기로 살해한 베트남 선원 2명을 제압했다. 외국인 선원들은 당시 사건을 목격했다. 특히 이 씨는 베트남 선원들에게서 흉기를 빼앗은 뒤 다른 선원들에게 지시해 이들을 격리 조치하고 인도양 공해상에서 1000㎞ 떨어진 세이셸 군도까지 배를 운항했다.
광고 로드중
해경은 “신속하게 수사하기 위해 피의자인 베트남 선원들을 먼저 압송하려 했지만 최단거리 경유지인 아부다비 당국이 살인 등 중대 범죄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