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프로야구 구원왕 출신인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34)이 메이저리그에서도 구원왕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집단마무리 체제를 선언한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끝판왕’ 오승환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간 계투로 뛰던 오승환이 마무리 후보로 떠오른 건 팀의 특급마무리 트레버 로즌솔의 부진 때문이다. 25일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끝내기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로즌솔이 평균자책점 5.63으로 부진하자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과 케빈 시그리스트, 조나단 브록스턴 등을 번갈아가며 마무리로 활용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세 선수 중 오승환을 가장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오승환은 27일 열린 시애틀과의 원정 경기에서 시그리스트(6회), 브록스턴(8회)이 등판한 이후인 8회말이 돼서야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9-6으로 앞선 상황에서 몸을 풀던 오승환은 9회초 11-6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며 세이브 기회가 사라지자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성적도 오승환이 가장 뛰어나다. 오승환은 27일까지 38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66으로 시그리스트(30과 3분의 1이닝·2.97)와 브록스턴(29와 3분의2이닝·3.64)에 앞선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