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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생태계 교란 ‘외래 잡초’ 강화도 해안 상륙 비상

입력 | 2016-06-24 03:00:00

갯벌 곳곳에 초록색 ‘갯끈풀’ 점령… 토종 염생식물 ‘칠면초’ 밀어내
번식력 좋아 순식간에 갯벌 육지화… 외항선 통해 국내에 들어온 듯
7월 1일 긴급 제거 작업 나서




인천 강화도 서남단 갯벌을 잠식하고 있는 ‘생태계 교란종’ 외래 잡초인 갯끈풀. 해양수산부와 강화군은 다음 달 1일 갯끈풀에 대한 첫 방제 작업에 나선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갯벌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 잡초’가 인천 강화도 해안에 상륙해 비상이 걸렸다.

22일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 동막해수욕장 주변 갯벌. 막강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갯끈풀이 바닷물이 빠진 갯벌 곳곳에서 드러났다. 초록색을 띤 갯끈풀이 토종 염생식물인 붉은색 칠면초를 밀어내고 있었다. 육지와 가까운 갯벌의 경우 갯끈풀로 거의 잠식된 모습이었다.

기자가 차량을 이용해 동막해수욕장에서부터 북쪽으로 5km가량 떨어진 화도면 장화리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했다. 갯끈풀이 칠면초, 지채와 같은 토종 염생식물이 자라는 갯벌의 새 주인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일부 지점에선 동막해수욕장 일대보다 큰 규모의 갯끈풀 군락이 형성돼 있었다. 낙조마을로 유명한 장화리 해안에서도 갯끈풀이 눈에 띄었다. 동막해수욕장 남쪽 10km 아래쪽인 길상면 선두리, 동검리까지 갯끈풀이 확산 중인 사실이 최근 해양수산부 조사를 통해 처음 드러났다.

두 기관은 다음 달 1일 강화도 해안에 서식하는 갯끈풀에 대한 긴급 제거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문경신 강화군 수산녹지과장은 “갯끈풀 방재를 위한 전문장비를 갖추지 못해 1차로 수작업 위주의 제거 작업을 펼치기로 했다. 약품 살포 등 생명력이 아주 강한 갯끈풀을 완벽히 제거할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동막해수욕장 주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여러 명의 일꾼을 동원해 하루 종일 갯끈풀을 뜯고, 제초제까지 뿌려 보았으나 결국 갯끈풀 성장을 막지 못했다.

영국종인 갯끈풀은 촘촘한 형태로 군락을 형성하고 있어 갯벌에 퇴적물을 계속 쌓이게 하면서 수분까지 빨아들이고 있다. 성장 속도가 아주 빠르기 때문에 토종 염생식물을 고사시키고 순식간에 갯벌을 육지화시키고 있다. 최대 높이 3∼5m 크기로 자라는 이 풀은 인천항으로 입항하는 외항선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배 바닥에 붙어 있던 갯끈풀 종자가 물살을 따라 강화도까지 흘러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바다에서 유입됐다는 설도 있다.

해수부는 최근 6개월 사이 갯끈풀이 강화도에 본격 진출한 사실을 파악하고 드론 등을 통해 분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강화군은 다음 달 갯끈풀에 대한 1차 제거 작업을 벌이는 데 이어 내년부터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별도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영종도에서는 ‘갯벌 수호자’로 불리는 칠게의 불법 채취로 갯벌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환경단체인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은 칠게잡이용 어구가 중구 중산동∼인천대교 사이 갯벌지대에 1km에 걸쳐 설치된 현장을 확인했다. 길이가 25∼40mm인 칠게는 통발낚시 미끼와 키토산 성분 추출용으로 활용돼 1kg에 3000∼4000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소산 영종도해양환경감시단장은 “공업용 페인트 통, PVC관, 그물 등을 이용한 칠게 전문잡이 불법 어구가 영종도 남단 갯벌 곳곳에 설치돼 있다. 전문적으로 칠게를 싹쓸이하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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