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후폭풍]입지선정 용역 총괄 슈발리에 수석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 용역을 진행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장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 그는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용역 과정의 뒷얘기를 꾸밈없이 털어놨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 용역을 진행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장마리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는 22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신공항이 지역사회에 꼭 이익만 주는 게 아니니 신공항을 유치하지 못했다고 좌절할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을 수행하는 내내 슈발리에 수석엔지니어에게 가장 큰 고민은 용역결과가 가져올 지역갈등이었다. 그는 “모국인 프랑스나 포르투갈 등에서 용역할 때에도 지역갈등을 경험하지만 이 정도로 ‘강한 다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용역을 진행하면서 지역사회와 더 교감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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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적잖았다. 그는 “지난 1년간 6차례 공항 후보지들을 방문했는데 지역 주민들과 말 한마디 안 하려 했다”며 “가덕도를 갔을 때는 한 주민이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서 ‘땅 보러 왔다’고 말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9월 경남 밀양시를 방문했을 때는 한 농민이 경남도청에 “웬 외국인이 우리 동네를 배회하고 다닌다”고 신고하기도 했다.
그에게 ‘82-10’으로 시작하는 한국 휴대전화번호는 경계 대상이었다. 발신자가 한국 기자나 지자체 관계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전화를 안 받으니 어떤 기자는 스페인 번호로까지 전화를 해왔다”며 “하지만 스페인에 지인이 없어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핵심인 ‘V자형 활주로’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이에 대해 “과거 김해공항 연구에서는 산을 어떻게 안전하게 피해 운항할 것인가에만 집착해 V자형 활주로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의 V자형 활주로를 탐방하며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고 소개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