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수석보좌관 출신 로이 콘, 마피아 변론으로 70년대 악명 트럼프, 사무실에 사진 걸어놔
1950년대 조지프 매카시 의원 보좌관 시절의 로이 콘(오른쪽). 뉴욕타임스 제공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멘토가 1950년대 매카시즘 광풍을 불러일으켰던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의 변호사 로이 콘(1927∼1986)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콘이 남긴 ‘마지막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콘은 1951년 스물네 살 나이에, 원자폭탄 설계도를 소련에 넘긴 혐의로 체포된 로젠버그 부부를 기소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내면서 유명해졌다. 이 일로 연방수사국(FBI) 에드거 후버 국장의 눈에 띈 콘은 매카시의 수석보좌관으로 발탁된 뒤 국방부 내 공산주의자 색출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고 물러났다. 이후 고향 뉴욕에서 변호사로 개업한 그는 1960, 70년대 뉴욕에서 마피아 두목이나 돈 많은 유명인사들의 변론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마의 변호사’로 유명해졌다.
두 사람은 의뢰인과 변호인의 관계를 넘어 단짝이 됐다. 하루에도 다섯 차례 이상 통화하고 당시 유명 디스코텍이던 ‘르 클럽’의 단골로 생일파티도 함께 했다.
둘 사이엔 비밀도 없었다. 놀랍게도 콘은 동성애자로 1986년 사망 사유도 에이즈였다. 극소수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트럼프도 그중 한 명이었다. 콘의 마지막 연인인 피터 프레이저는 NYT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확실히 그의 도제(徒弟)였다”며 “젊은 시절부터 멘토링을 해 줬던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저승에 있는 콘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은 죽기 두 달 전 과거 자신이 저지른 비리들이 들통 나 변호사 자격이 박탈됐다. 트럼프는 당시 콘을 위해 증언대에 섰다. 트럼프는 지금도 콘의 사진을 사무실에 걸어 두고 “로이는 하나의 시대(an era)였으며 그가 죽음으로써 하나의 시대가 사라졌다”며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