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 펴낸 김금희 작가
김금희 씨는 등단 전 7년여 회사 생활을 했다. 그는 “당시 소설을 한 편도 쓰지 못했지만 그때의 경험이 글쓰기의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고 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5일 만난 작가에게 “소설 분위기가 구질구질하다”는 얘기부터 했다. 작가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더니 되물었다. “이 사회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까요?” 표제작 ‘너무 한낮의 연애’에선 직장에서 좌천된 뒤 대학 시절 연애했던 여자를 찾아가는 회사원, ‘조중균의 세계’에선 어린 입사 동기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회사원이 나온다. ‘고양이는 어떻게 단련되는가’의 ‘모 과장’의 처세술은 ‘고양이처럼 네 발을 모두 몸체 밑에 말아 넣고 그냥 있음으로써’ 살아남는 것이다. 빚쟁이를 피해 숨으면서 휴가 간다고 여기는 가족(‘보통의 시절’), 항의하는 고객 앞에서 비굴하게 사과하는 마트 직원(‘고기’) 등도 그렇다.
김 씨는 “내 소설의 등장인물들을 ‘루저’로 부르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사회의 평가 기준을 착실하게 따르지 않거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라도 삶의 정당성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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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변 또래들을 보면 일반 기업을 다니면서도 불안정한 근무 여건에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고, 학원 강사를 하면서 학원을 차려야 하나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고민하고, 안정적이라는 교사가 되고서도 방학이면 짐을 싸서 여행을 떠난다”며 “그래도 우리는 갈등을 포기하는 세대가 아니다”라고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면서도 그 생활과 타협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마음도 소설로 옮겨진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고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