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편집부에는 거의 매일 IT제품 선택에 관한 문의 메일이 온다. 그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노트북 관련 문의다. 최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하고자 노력하지만 여건상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때문에 IT동아는 소비자 자신이 스스로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키워 주기 위한 강의형 기사의 집필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좋은 제품을 고르기에 앞서, 산다면 후회할 지도 모르는 제품을 우선 걸러내는 팁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사실 시장에서 무난하고 꾸준하게 잘 팔리는 제품은 장점이 많은 제품이라기 보다는 단점이 적은 제품이다.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해도, 한 가지라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면 구매를 꺼리게 되는 것이 일반 소비자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하의 사항에 해당하는 노트북이라면 구매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키의 배치가 이상한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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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전환키의 기능이 shift 키와 겸하는 노트북 (출처=IT동아)
이를테면 한국인들이 정말로 자주 이용하는 한/영 전환키(우측 Alt 키)의 경우, 대부분의 국내 노트북 키보드에선 우측 하단에 있기 마련인데, 일부 해외 브랜드 노트북은 이것이 아예 없거나 왼쪽 shift와 Fn키를 같이 누르는 식으로 구현된 경우도 있다. 해외 사용자들은 한/영 전환키에 해당하는 우측 Alt 키를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키보드는 한/영 전환을 자주하는 한국 사용자에게 제법 불편하다.
그리고 국내 이용자들이 유독 많이 쓰는 키 중에는 오른쪽 shift키도 있다. 이 역시 대부분의 국내 브랜드 노트북에는 제법 큰 키가 달려있다. 하지만 오른쪽 shift키를 그다지 쓰지 않는 해외에서 개발된 노트북 중에는 이 키가 생략되거나 아주 작게 달려있는 경우가 제법 많다. 이 역시 구매 전에 꼭 확인할 일이다.
메모리 업그레이드 불가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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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렇다고 하여 모든 노트북이 메모리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건 아니다. 특히 두께 2cm 이하의 소형 노트북 중에는 업그레이드 가능한 교체형 메모리 슬롯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제법 큰 노트북 중에도 원가 절감을 위해 메모리 슬롯 없이 기판에 메모리가 납땜 되어있는 경우가 가끔 있다.
메모리가 온보드 되어있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노트북 (출처=IT동아)
따라서 오랫동안 쓸 노트북이라면 해당 제품이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지 구매 전에 꼭 제조사에 문의하도록 하자. 메모리 업그레이드가 불가한 노트북을 꼭 사고자 한다면 아예 처음부터 고용량 메모리가 달린 제품을 고르자. 2016년 현재 기준, 4GB 이하의 메모리 탑재 제품이라면 조만간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성능 저하를 체감할 가능성이 크다.
기가비트 랜 미탑재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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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비트 랜을 탑재한 노트북의 시스템 등록정보 (출처=IT동아)
따라서 향후 노트북 구매를 생각한다면 제품에 달린 네트워크 어댑터(유선 랜 포트, 랜카드)가 기가비트(Gigabit, 1Gbps) 지원 규격인지를 꼭 확인하도록 하자.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 중에 태반이 기가비트 랜을 지원하지만 일부 보급형 노트북에는 아직도 100Mbps급 랜 포트가 탑재되어 팔리고 있다. 기가비트 랜 외에 이른바 기가 와이파이라고 불리는 802.11ac 무선랜 기능까지 달려 있다면 금상첨화다.
굳이 윈도우7 설치 원한다면 지원 여부 꼭 확인
신형 운영체제인 윈도우10이 보급률을 한껏 높이고 있지만, 아직도 기존의 윈도우7을 선호하는 사용자들도 많다. 윈도우10이 물론 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윈도우7이 더 익숙해서, 혹은 몇몇 프로그램이나 서비스의 호환성 문제 때문에 신형 PC임에도 윈도우7을 설치해서 쓰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분명히 있다.
에이수스 K501UX와 같은 신형 노트북은 윈도우10용 드라이버만 제공한다 (출처=에이수스)
다만,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 중에 윈도우7 운영체제의 설치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제법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이런 노트북에 억지로 윈도우7을 설치하더라도 장치 드라이버(하드웨어를 구동하기 위한 기본 프로그램)가 제조사에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제 성능을 내지 못하거나 오작동을 할 수도 있다. 굳이 윈도우7 이용을 원한다면 노트북 구매 전에 제조사에 반드시 해당 제품의 윈도우7 지원 여부를 문의하자. 아니면 이제 부터라도 윈도우10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화면의 크기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화면 ‘해상도’
노트북을 고르는 과정에서 몇 인치인지 화면의 크기는 잘 따지면서 화면의 해상도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소비자가 많다. 해상도란 해당 화면의 정밀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상도가 높을수록 한 화면에 더 많은 작업 창을 띄울 수 있고, 한층 고화질의 콘텐츠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1,920 x 1,080 해상도를 기준으로, 고급형 노트북은 이보다 해상도가 높고, 보급형 노트북은 이보다 해상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활용 범위가 넓은 고급 사용자는 물론 고해상도 화면을 선호하겠지만, 일상적인 활용 수준의 일반 사용자, 특히 큰 글씨와 큰 아이콘을 선호하는 중장년층 사용자라면 1,366 x 768 수준의 저해상도 화면을 가진 저렴한 노트북을 고르더라도 만족도가 높을 수도 있다.
윈도우10의 화면 확대 설정 메뉴 (출처=IT동아)
물론 윈도우 운영체제의 디스플레이 정보에서 고해상도 상태라도 텍스트나 아이콘의 표시 크기를 키우는 것이 가능하며, 윈도우10의 경우는 이 기능이 한층 강화되었다(HiDPI 조정). 다만, 굳이 고해상도 모드를 쓸 일이 없는 사용자까지 꼭 추가 비용을 들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특히 13인치급 이하의 소형 화면에서 2,560 x 1,600와 같은 초고해상도는 일부 사용자를 제외하면 활용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게다가 이런 초고해상도 노트북은 아주 비싸기까지 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