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출 자본주의/사스키아 사센 지음/박슬라 옮김/332쪽·1만8000원·글항아리
미국에서는 지난 30년간 수감 인구가 600%나 증가해 230만 명에 이르렀다. 여기에 가석방이나 보호관찰을 받는 인구까지 합치면 그 수는 700만 명이 넘는다. 미국인 4명 중 1명꼴이다.
민영 교도소들은 정부에서 더 많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재소자들의 수감 기간을 늘리려고 혈안이다. 수감 인구의 가파른 증가세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여서 러시아는 81만 명, 중국은 165만 명에 이른다.
책의 원제는 ‘expulsions’이다. ‘축출’ 혹은 ‘배제’로 해석된다. 말 그대로 어딘가에서 끄집어낸다는 뜻이다. 미국 시카고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현대 자본주의의 특징으로 축출을 제시한다.
사회와 경제의 주요 질서로부터, 집으로부터, 생명 유지로부터 축출당한 노동자, 빈민 등 전 세계 약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다양한 통계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이런 축출 현상이 대개는 고도로 발달한 선진 경제와 첨단 기술의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축출 개념을 이해하면 현대 자본주의의 큰 병폐라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얼마나 극에 달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