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초전’ 고교입시 판도 분석 내년 고교 입학생 7만 명 감소, 영재학교 입학 경쟁률에도 영향 의대 진학에 불리한 점도 작용… 영어 변별력 떨어져 외고 관심 줄 듯
2017학년도 영재학교 입학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선호 등으로 영재학교의 인기는 줄지 않았지만 학령 인구감소, 시험 일자 통일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3월 서울 성균관대에서 열린 대구과학고의 입학설명회 모습. 동아일보DB
○ 영재학교도 피하지 못한 학령 인구 급감
25일 입시전문업체 진학사에 따르면 전국 8개 영재학교가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789명(정원 내)을 모집하는데 1만1882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15.1 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경쟁률 18.3 대 1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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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 인구 감소와 영재학교의 시험 일정 통일 등이 경쟁률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59만5089명이지만 내년에 고교에 입학하는 현재 중3 학생은 52만5975명이다. 즉, 내년 고교 입학생 수는 1년 만에 무려 6만9114명(11.6%)이 감소한다. 영재학교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것은 아니지만 수험생 수가 줄어든 만큼 지원자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올해부터는 8개 영재학교가 3단계 전형 중 2단계인 영재성 검사(수학, 과학 지필 시험)를 모두 같은 날 실시하는 것으로 통일하면서 복수 지원자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영재학교 학생들은 성적으로는 의대에 지원이 가능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인 것을 감안하면 영재학교에서 의대 진학 희망자의 입학을 만류하고 있는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영재학교는 이공계 우수 인재를 양성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국민 세금으로 입학금과 수업료를 면제받는 영재학교 학생들이 교육 목표와 관련 없는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 진학을 줄이기 위해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입학 상담 때부터 의대 진학 희망자는 입학을 포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서울과학고는 올해 입학설명회에서 ‘의대 진학 시 추천서 불가’ 방침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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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1개 대학에서 진행 중인 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사업(프라임 사업)과 이공계 졸업자의 높은 취업률 등으로 이공계 고교로의 진학에 대한 선호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영재고와 비슷한 과학고에 대한 관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과학고 지원자들은 충분한 정보를 갖고 관심 분야의 연구, 학업 비중, 학교 시설 등을 고려해 소신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험생 감소의 영향은 받겠지만 과학고의 지원율 하락 폭은 다른 고교 유형에 비해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외고·국제고 지원 하락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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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험생 감소로 전국 단위로 선발하는 자사고에 비해 광역 단위 자사고의 경쟁률 감소 폭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