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사연 소개하며 전업작가의 생계 어려움 토로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 최영미 씨(55·사진)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소득자에게 지급하는 근로장려금 대상이 된 사실을 밝혔다. 베스트셀러 시인으로 잘 알려진 최 씨지만 예술인의 생계유지의 고단함을 증명하는 사례다.
그는 페이스북에 “마포세무서로부터 근로장려금을 신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내가 연간 소득이 1300만 원 미만이고 무주택자이며 재산이 적어 빈곤층에게 주는 생활보조금 신청 대상이란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약간의 충격. 공돈이 생긴다니 반갑고 나를 차별하지 않는 세무서의 컴퓨터가 기특하다. 그런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라고 탄식했다. 이 글에 대해 “마음이 아프네요, 늘 응원하고 존경합니다” “많은 예술인들이 비슷한 처지…”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힘내세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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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 작품이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유통되는 현실과 함께 전체적으로 시집은 판매가 잘 안 되고 있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중 문인의 연간 수입(214만 원)이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통화한 시인 A 씨는 “문예지 청탁 원고료가 1년에 많아야 50만∼60만 원이고, 시집 인세가 많아야 연 4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더욱이 문예진흥기금 등 정부 지원이 축소되면서 문인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분량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료가 많은 소설가의 상황도 크게 낫지 않다. 소설가 B 씨는 “문예지 청탁 원고료는 연 200만 원 정도, 소설 초판을 다 소화해도 300만 원 정도가 들어온다”면서 “이것도 웬만큼 궤도에 오른 작가의 경우이고 대부분은 이보다 훨씬 못 미치는 생활을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시인과 소설가들이 전업 문인이 되지 못하고 강사나 출판사 직원 등을 겸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책이 팔리지 않아 인세 수입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을 하다 보니 창작할 여력이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B 씨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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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