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표된 청와대 비서실 인사에서 안종범 경제수석이 정책조정수석으로 옮기고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수석에 임명됐다. 2007년 대선 때부터 ‘박근혜표’ 경제정책을 제안했고 박근혜 정부 출범 때는 청와대에서 창조경제와 공공 노동 등 4대 개혁의 뼈대를 세운 ‘대통령의 가정교사’들이 경제 컨트롤타워로 컴백한 셈이다.
지난 총선이 민생경제 실패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지적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두 수석의 인사에 “국민 심판에 부응한 것이냐”고 정면 비판했다. 마침 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한국 경제 보고서’는 3년 전에 비해 나아지지 않은 경제 현실을 드러낸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종전의 전망치보다 낮은 2.7%로 전망된다. 친박(친박근혜) 경제팀이 구조조정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나라 경제가 수렁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도 있다.
OECD는 “한국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이행하면 10년 내 GDP가 추가로 3%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2014년 청와대가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4대 개혁에 내수 진작, 수출 회복, 서민 지원을 망라한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정책 백화점에 불과하다. 정부는 근본 과제는 외면하고 추경과 경기부양 등 단기대책에 치중했고 그 결과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가계부채, 국가부채, 청년실업률이다. OECD가 3개년 계획의 잠재력 운운하면서도 실적 평가를 유보한 것은 성과가 시원찮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거시경제, 금융 전문가인 강 수석의 합류를 계기로 구조조정의 전시(戰時) 사령부가 돼야 한다. 국책은행에 구조조정용 실탄 충전, 살릴 기업과 포기할 기업의 선별, 좀비기업 퇴출 후 실업 대책 등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속도전에 나서야 한다. 강 수석은 범정부회의를 주관하고 안 수석은 국회와 소통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나라 경제가 끝장난다는 각오로 전권(全權)을 쥐고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