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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본선 희망 되살린 한국女배구

입력 | 2016-05-16 03:00:00

선발 박정아 13득점 ‘신의 한 수’… 실책 남발한 네덜란드 3-0 완파
세계女예선 1승1패… 분위기 반전




올림픽 본선 진출의 희망이 되살아났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세계여자예선(아시아 대륙 예선 포함)’에서 대회 최강 전력으로 꼽히는 강호 네덜란드를 완파했다. 한국은 15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3-0(29-27, 25-23, 25-21)으로 승리했다. 전날 이탈리아에 세트스코어 1-3(17-25, 20-25, 27-25, 18-25)으로 패해 본선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바꿨다.

듀스 끝에 따낸 1세트가 승부를 갈랐다.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1세트 초반 무기력하게 실점하며 경기를 내줬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듯 선수들은 초반부터 강한 서브로 상대를 위협했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에이스 김연경(28)의 서브가 분위기를 이끌었다. 레프트 김연경은 3-5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서브 득점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드는 등 1세트에서만 서브로 4점을 올렸다. 한국은 28-27에서 센터 김수지가 서브를 상대 코트에 꽂아 36분 동안 이어진 세트를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서브 실책(13개)이 너무 많이 나와 서브를 집중적으로 연습한 게 통했다”고 말했다.

2, 3세트 역시 한국의 분위기였다. 한국은 김연경의 시간차, 라이트 김희진(25)의 이동 속공 등 공격 패턴을 다양화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이정철 대표팀 감독은 네덜란드가 연속 득점하거나 한국 선수가 실책을 할 때 곧바로 작전타임을 불러 나쁜 흐름을 끊었다. 궁지에 몰린 네덜란드는 실책성 플레이를 반복하며 경기를 내줬다.

왼쪽 공격수로 박정아(23·185cm)를 선발 투입한 이 감독의 전략도 주효했다. 참가국 중 평균 신장(187cm)이 가장 큰 네덜란드를 맞아 이탈리아전 선발이었던 이재영(19·179cm)보다 높이에서 장점이 있는 박정아를 택한 것. 박정아는 이날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김연경(24득점)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3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이 감독은 “모든 선수가 나무랄 데 없이 활약했지만 그중에서도 수훈선수는 박정아”라며 “이 경기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부친의 두 번째 기일이었던 이 감독은 “의미가 있는 날, 아버지가 도와주셨나”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연경은 “한일전은 모두가 주목하는 경기인 만큼 잘 준비해서 올림픽에 좀 더 다가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네덜란드를 이겨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한국은 17일 저녁 개최국 일본과 맞붙는다. 8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한국, 일본, 카자흐스탄, 태국) 1위를 하거나 아시아 1위를 제외한 상위 3위 안에 포함돼야 한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