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잉글랜드 출신 득점왕이냐, 아궤로의 수성(守城이)냐.’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골잡이는 15일 열리는 최종 38라운드 경기가 끝나야만 알 수 있게 됐다. 해리 케인(토트넘)에게로 기우는 듯 했던 득점왕 경쟁의 무게가 37라운드를 통해 다시 안개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25골로 득점 선두인 케인이 37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침묵을 지킨 사이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와 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시티)는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24골로 케인을 한 골 차이로 추격했다. 케인과 바디, 아궤로 모두 한 경기만 남겨 놓고 있다.
출전 정지 징계로 득점왕에서 멀어지는 듯 했던 바디는 8일 에버턴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시즌 막판 득점왕 경쟁 구도를 3파전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미 우승을 확정한 레스터시티는 첼시와의 최종전에서 바디에게 득점 기회를 몰아줄 것으로 보인다. 바디는 이번 시즌 멀티 골(한 경기 2골 이상)을 5차례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EPL 역대 최다인 11경기 연속 골을 넣는 등 시즌 중반까지 득점 선두를 지켰던 바디는 지난 달 17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때의 퇴장과 판정에 대한 항의로 두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35, 36라운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케인이나 바디가 득점 1위를 차지하면 EPL에서는 16년 만에 잉글랜드 출신 득점왕이 탄생하게 된다. 잉글랜드 출신 마지막 득점왕은 1999~2000시즌 선덜랜드에서 뛴 케빈 필립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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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바디는 10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레스터시티에서 뛰는 것이 행복하다. 다음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나서야 하는 만큼 우승 멤버들 모두 팀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레스터시티에 남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8부 리그에서 뛰던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창단 132년 만에 레스터시티의 첫 우승을 이끈 바디는 그동안 첼시, 맨체스터시티 등 빅 클럽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레스터시티 감독도 “1년 더 팀에 남아 UEFA 챔피언스리그에 함께 도전하는 것이 팀뿐만 아니라 개인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