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아가씨’ 4년만에 경쟁부문에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진출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귀족 아가씨(김민희·오른쪽)와 그 재산을 빼앗으려는 백작(하정우)의 사기극을 다뤘다. 퍼스트룩 제공
11∼22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가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 후보가 됐다. 한국 영화로는 4년 만이다.
○ ‘스토커’ 이후 3년 만에 대작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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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외에도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비경쟁 부문에,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비경쟁 부문 내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됐다. 나 감독은 ‘추격자’와 ‘황해’에 이어 ‘곡성’까지 연출작 세 편이 모두 초청되는 기록을 세웠다. ‘곡성’은 외지인(구니무라 준)이 나타난 뒤 마을에서 벌어지기 시작한 연쇄 살인사건과, 그 범인을 쫓는 경찰 종구(곽도원)의 이야기다. ‘부산행’은 연 감독의 첫 실사 영화로 연 감독은 제65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초청된 바 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수상작 선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사위원장 조지 밀러 감독의 스타일이 박 감독과 맞을지가 관건”이라며 “수상과 관계없이 최근 3, 4년 동안 유럽 영화제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 영화가 주요 부문에 진출했다는 데 의의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올해 칸 영화제는 ‘어벤저스’급 라인업
칸영화제에 초청된 나홍진 감독의 ‘곡성’(비경쟁부문·위 사진)과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섹션에 참가하는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호호호비치·퍼스트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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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보수적, 남성 중심적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여성 감독의 작품 3편이 올라 예년보다 많다. 영국 출신 앤드리아 아널드 감독이 연출한 ‘아메리칸 허니’는 여행 잡지 판매원으로 일하는 10대 소녀를 중심으로 한 로드무비다. 프랑스의 배우 출신 니콜 가르시아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를 배경으로 한 ‘프롬 더 랜드 오브 더 문’으로, 독일의 마렌 아데 감독은 성인이 된 딸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아버지의 이야기 ‘토니 에르드만’으로 초청됐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