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쇼크]미국인 과반 “국내문제 집중해야” 민주 유권자 47% “아메리카 퍼스트”… 살림 팍팍한 서민들 ‘폐쇄정책’ 지지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공화 민주 가릴 것 없이 미국인의 과반이 이제 미국은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한 점이다. ‘미국이 국제사회에 관여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57%는 ‘국내 이슈 해결에 신경 써야 하며 다른 나라 문제는 그들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다른 나라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20%포인트나 더 많은 미국인이 이제 미국은 국내 경제와 대(對)테러, 교육 문제 등의 해결에 국력을 모아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트럼프가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한국 등 동맹국들이 안보 문제를 자체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게 비단 트럼프 혼자만의 생각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 62%, 민주당 유권자 47%가 미국이 당면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본선에서 민주당 또는 무당파 성향 유권자들 중 일부가 얼마든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동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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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도허티 퓨리서치센터 정치연구실장은 “거시지표에선 미국 경제가 나아지고 있지만 중산층 이하에선 일자리와 소득 감소로 삶이 팍팍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중국, 인도 등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며 연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미국이 맺은 글로벌 무역협정의 전면 개정 및 폐기를 주장하는 데 중산층 이하 유권자들이 열광한 것을 보면 이번 조사 결과와 맥락이 닿아 있다.
퓨리서치 조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트럼프의 본선 대결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금까지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경력을 바탕으로 외교 문외한인 트럼프를 외교 이슈에서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조사에선 ‘외교 문제를 누가 더 잘 해결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46%는 공화당을, 38%는 민주당을 골랐다. 특정 후보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외교 이슈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제 문제도 공화당(45%)이 민주당(41%)보다 잘 해결할 것으로 나왔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이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미국인들의 인식이 급변하고 있으며 여론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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