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편자 장인’ 김태인 씨가 편자를 교체하는 과정. ①발굽에서 헌 편자를 떼어낸다. ②말에 맞는 편자를 새로 만든다. ③새 편자를 말에게 달아준다. ④새 편자를 신은 말의 발굽. 사진제공|김태인 씨
■ 편자와 장제의 모든 것
편자, 가볍고 내구성 좋은 알루미늄 소재
장제사는 발 모양·체중·발 길이까지 신경
야생의 말들은 튼튼한 발굽을 지니고 있어 험난한 지형을 거뜬히 견뎌낼 수 있다. 그러나 가축화된 말들은 빠른 속도를 내고,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해 원래 지니고 있는 발굽만으로는 이 같은 일들을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 그 결과 인간은 사람의 신발처럼 말들의 발굽에 쇠붙이를 대주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말들이 신는 편자이다.
● ‘말의 신발’ 편자, 대부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편자의 종류는 다양하다. 경주마들에게 사용하도록 매우 가볍다는 게 장점이다. 보통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 튼튼하면서도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은 다양한 크기의 편자가 공장에서 만들어져 납품되는 게 보통이며, 신발 사이즈처럼 규격화된 사이즈별로 다양한 기성품들이 만들어진다. 일부국가에서 경주마들에게 알루미늄합금으로 만든 신소재인 두랄루민 편자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가격경쟁력 면에서 떨어져 대부분의 경주마들은 알루미늄 편자를 사용한다.
경주마들 이외에는 보통의 철로 만들어진 편자를 사용한다. 알루미늄에 비해 무겁지만 내구성이 우수하다. 알루미늄과 달리 쉽게 변형하기 어려워 용광로에 달군 후 편자의 모양을 조절한다. 이 외에 특수한 목적이나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는 특수편자도 있다. 예를 들면 빙하나 눈길을 달려야 하는 말에게 신기는 ‘빙상편자’나 다리의 길이가 달라 편자의 두께로 그 차이를 보전하는 치료용 편자 등의 경우 모두 특수편자로 볼 수 있다.
● 편자를 말굽에 장착하는 장제, 고도의 기술 필요
음은 마필에게 맞는 제품의 편자를 발굽에 직접 대보고 쇠망치로 두들겨서(쇠편자의 경우는 달궈서) 발모양에 맞도록 조정한다. 발굽과 새 편자가 잘 들어맞으면 편자를 고정하기 위해 못을 박는다. 못을 박는 작업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신경이 없는 발굽부분을 벗어나 신경을 건드리면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숙달된 장제사라 하더라도 이 과정을 가장 신중하게 진행한다. 또한 못질 과정에서 장제사 본인도 부상의 위험이 가장 커지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면서 작업한다. 대게 5개에서 7개 사이의 못을 박는데, 못을 박고 난 뒤 튀어나온 못을 다시 잘래내고 덧나온 못은 줄로 갈아 굽과 일치하게 만들면 장제업무는 끝난다.
경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