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국제학술대회’ 6월 23깶30일 열려
서울 종로구 북촌로 안국선원에서 정진하고 있는 수행자들. 여름과 겨울 안거(安居) 때는 재가불자 2500여 명이 일정 시간을 정해 수행에 참가한다. 안국선원 제공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가 주관하고 안국선원이 후원하는 이 국제학술대회는 2010년 처음 열렸고 올해가 4회째다.
‘간화선, 마음을 밝히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23일 오전 섹션별로 국내외 학자 15명이 관련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23일 오후에는 담선(談禪) 법회가 열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사들이 조계종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의 실참(實參·화두를 실제로 탐구하는 것) 방법과 지침을 밝히고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참여 학자들은 지미 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교수, 수웬밍 중국 베이징사범대 교수 등이다. 29, 30일에는 국내 간화선 수행의 대표 사찰인 경북 문경 봉암사와 충남 예산 수덕사를 방문한다.
수불 스님은 지난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서도 마곡사와 백담사 등에서 세계적 불교학자인 로버트 버스웰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피터 그레고리 스미스대 교수 등 해외 불교 학자 100여 명에게 화두참선을 가르친 바 있다. 당시 간화선 수행을 경험한 학자들은 “한국 불교가 보존해 온 간화선이 한국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을 이해했다”며 “간화선은 동서양의 지성들로 하여금 이분법적 갈등을 넘어 통합적 안목을 여는 기회를 주고 인류의 정신적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때 산사(山寺) 스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간화선은 이제 재가불자들도 할 수 있는 대중적 수행법이 됐다. 안국선원이 이를 이끌었다.
1989년 개원 이래 1주일씩 진행되는 ‘간화선 집중수행’을 250여 회 열었는데, 최근까지 이 수행에 2만 명 넘게 참여했다. 요즘도 여름과 겨울 각 석 달 동안 안거(安居) 때마다 재가 수행자 2500여 명이 안국선원에서 간화선을 수행하며 ‘마음공부’를 한다. 간화선이 바쁜 현대인들도 수행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 잡은 것. 수행자들 사이에서는 “수행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겼다”는 평이 나온다.
안국선원 선원장인 수불스님은 미국 프랑스인도 등에서 간화선을 가르치는 등 한국 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수불 스님은 또 최근 수년 간 미국 UCLA 듀크대 스미스대 등의 초청을 받아 현지 학생들과 명상 지도 법사들을 상대로 간화선 특강과 실참을 가르쳤다. 인도의 대기업인 TVS 스리니바산 회장의 초청으로 첸나이 시 인도-한국문화원에서 현지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간화선 특강을 열기도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