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스트레스로 오로지 분기 실적(‘생존’)에만 몰두하게 되면 우리는 최고의 것을 구별하는 능력을 잃는다. ―‘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군터 뒤크·비즈페이퍼·2016년)
여름이 다가오자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일단 ‘운동을 병행하라’는 정공법에 관심이 간다. 그러나 전문가로부터 ‘근력 운동을 하면 한두 달은 근육 때문에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게 된다. 결국 단기 속성 다이어트를 위해 ‘일단 굶기’ ‘간헐적 단식’ 등 벼랑 끝 전술을 선택한다. 이 결과 스트레스를 동반한 현기증, 집중력 감퇴, 무기력증, 탈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여름을 앞두고 몸매와 건강 두 가지를 잃은 채 휴가를 침상에서 보내게 될 수 있다.
기업들의 행태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혁신과 장기적 목표를 추구하자’는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는 악화된 1분기(1∼3월) 실적으로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만다. ‘혁신 챙기다 회사 망하게 생겼다’며 연구개발(R&D) 비용을 삭감하고, 휴가는 줄이고 야근은 늘려 인력을 풀가동한다. 그 결과 2분기(4∼6월) 실적이 개선되지만, 조직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후유증에 시달린다.
이러한 ‘집단 어리석음’의 악순환을 극복하려면 조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목표 설정과 이를 공유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거나 효율성만 따지다가 혁신이 자라는 토양을 없애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의 리더들은 혁신적인 직원이 없다고 불평하기 전에 혁신을 키우고 받아들일 만한 건강한 환경을 갖추었는지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