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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옆에 선 ‘제복’… 존재감 커진 자위대

입력 | 2016-04-25 03:00:00

자위대 통합막료장, 한달에 두번꼴 ‘총리와 회동’ 위상 과시
아베 정권, 2015년 방위성설치법 개정… 자위대 운용 등 ‘제복조’ 권한 확대
일각 “문민통제 원칙 깨지나” 우려




일본 자위대의 사실상 군인인 일명 ‘제복조’의 존재감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자위대의 제복조는 최근 발생한 구마모토(熊本) 연쇄 지진 피해 현장에서 활약상이 돋보였다. 제복조가 물자 수송을 돕고 토사 붕괴 현장에서 위험한 수색작업을 도맡는 모습은 “믿을 것은 자위대뿐”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모미이 가쓰토(인井勝人) NHK 회장은 “자위대가 투입돼 물자 공급이 원활해졌다는 점을 강조하라”고 지시해 구설에 올랐다고 23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군복 차림의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한국의 합참의장 격)과 아베 총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 자주 공개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끝난 직후 아베 총리는 통합막료장과 함께 있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제복조와의 긴밀함을 강조하기 위해 NSC의 비공개 원칙까지 깬 것이다. 23일 지진 현장 시찰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아베 총리 바로 뒤에도 통합막료장이 서 있었다.

일본 총리가 통합막료장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육해공 자위대 운용을 통합한 통합막료감부가 발족한 2006년 이후 100여 회에 이른다. 이 중 76번이 2012년 말 아베 총리가 재등장한 이후 3년 4개월간 만난 횟수다.

자위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부가 폭주한 데 대한 반성의 뜻에서 제복조보다는 ‘양복조’라 불리는 민간 정책전문가들이 주도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지난해 방위성 설치법을 개정해 지휘 체계상 양복조 아래에 있던 제복조를 양복조와 대등하게 해 놨다. 방위상과 제복조 사이에 양복조를 거치지 않고도 보고나 지시가 직접 이뤄지게 됨으로써 제복조의 발언권은 비약적으로 커졌다.

자위대 부대 운용에서도 제복조 권한이 대폭 확대됐다. 방위성은 최근 양복조들이 맡아 왔던 운용계획 작성 업무 일부를 제복조가 주도하는 통합막료감부로 옮겼다. 지난해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에 따라 설치된 조직인 ‘동맹조정메커니즘’에서는 자위대와 미군이 평소부터 유사시까지 운영을 맡는다. 정치인이나 양복조들은 유사시 현장에서 제복조가 결정한 것을 추인만 하게 될 수도 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이 방위상을 맡아 문민통제는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양복조는 정책적으로, 제복조는 군사적으로 나를 보좌한다”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