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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의윤 만루홈런 ‘4번타자의 타점 본능’

입력 | 2016-04-18 05:45:00

SK 정의윤이 17일 수원 kt전에서 연장 11회초 6-6 균형을 깨는 만루홈런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 SK 이적 후 4번타자로 자리매김한 정의윤은 타점 1위(19개)를 달리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4경기 19타점 ‘타점 1위’…4연승 견인

SK 4번타자 정의윤(30)은 좀처럼 만족을 모른다. 지난해 SK 이적 후 4번 타자로 빛을 보기 시작했음에도 “내가 무슨 4번 타자냐”라며 자신을 낮춘다. 시즌 초반 타점 1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낮은 타율 탓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17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타격훈련을 마치고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마음에 안 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경배 타격코치와 비디오를 함께 분석하며 문제점을 찾고 고치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정의윤은 타율 0.265(49타수 13안타)·3홈런·13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타율은 비교적 낮았지만, 타점 공동 1위 등 ‘해결사’ 역할은 확실히 해내고 있었다. 특히 득점권에서 타율 0.385(13타수 5안타)를 기록하는 등 꼭 필요할 땐 안타를 쳐주고 있었다.

정의윤은 “안 좋은 상황에서도 다행히 중요할 때 1개씩 나온 것 같다. 그래도 난 다른 팀 4번 타자들에 비하면 무게감도 적고 부족한 게 많다”며 웃었다.

그는 17일 경기에서도 일을 냈다. 6-6 동점이던 연장 11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정의윤에게 6번째 타석이 돌아왔다. 정의윤은 앞서 2-3으로 따라붙은 5회 2사 만루서도 좌익수 왼쪽으로 향하는 2타점 역전 2루타를 날리며 4번 타자로서 존재감을 뽐낸 바 있다.

정의윤은 바뀐 투수 김사율의 초구 130km짜리 포크볼을 잡아당겨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10-6으로 승부를 확정 짓는 만루홈런이었다. 6타수 2안타를 기록한 정의윤은 개인 최다 타이인 6타점을 쓸어 담았다. 정의윤의 개인 2번째 만루홈런. 개인 첫 만루홈런이 터졌던 지난해 8월 13일에도 친정인 LG를 상대로 홈에서 6타점을 올린 바 있다. 당시와 똑같이 기분 좋은 기록을 2개나 챙겼다.

이 정도면 완벽한 ‘4번 타자’다. 14경기에서 무려 19타점을 올렸다. 타점 1위로 2위권과 격차도 벌렸다. 타율은 아직 0.273(55타수 15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영양가는 만점이다.

경기 후 정의윤은 “땅볼만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외야 플라이를 노리고 들어갔는데 운 좋게 홈런이 나온 것 같다. 팀 4연승을 이어가 기분 좋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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