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프레드릭 배크만 지음/이은선 옮김/552쪽·1만4800원·다산책방
이번엔 일곱 살 여자아이다. 이름은 엘사. 부모가 이혼한 뒤 엄마 양부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엘사는 어떤 아이인가 하면 조숙한 아이다. 동물원에 무단 침입한 70대 할머니가 경찰에게 동물의 똥을 던지다 경찰서로 끌려온 뒤에도 목소리를 높이자 엘사는 “그냥 사과해요. 그럼 집에 갈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경찰서를 나와선 “할머니 마음 다 알아요”라며 눈을 찡긋할 줄 아는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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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주요 관심사인 ‘인간관계’는 이 소설에서 편지라는 아날로그적 방식을 통해 하나하나 풀어간다. 투병하는 할머니가 이웃들에게 주는 편지를 전해달라고 엘사에게 부탁하면서다.
그 이웃들은 전쟁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 가족을 잃고 고통에 머물러 있는 사람 등 저마다 아픔이 있는 이들이다.
문장이 쾌활하고 밝은 분위기에 주제의식도 선명하다. 할머니와 엄마, 딸로 이어지는 3대의 사연과 이웃 사람들의 어두웠던 속내가 교차하면서, 저마다의 상처와의 화해를 향해 나아간다.
독자를 웃게 하다가 끝내 눈물 맺히게 하는 작가의 서사 스타일이 여전하다. ‘오베라는 남자’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편안한 기대를 갖고 읽어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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