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디오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디오르는 2월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하우스오브디올’에서 한국인 사진가 이완 씨의 ‘한국 여성(Korean Female)’이라는 사진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한 20대 여성이 유흥가 골목을 배경으로 검은 원피스를 입고 붉은 ‘레이디 디오르’ 가방을 들고 서 있는 사진이다.
여성의 뒤에 있는 간판에는 ‘놀이터 룸 소주방’ ‘57 파티타운’ 등 화려한 술집 간판이 즐비하다. 왼쪽 아래에는 ‘룸비 무료’라는 소주방 입간판도 있다. 이들 유흥업소 간판은 당초 사진 촬영 장소에는 없었던 것을 작가가 추후 합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디오르 공식 인터뷰를 통해 “사진의 미학적 측면보다 사진이 가진 상징적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합성하는 기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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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은 이 씨는 해당 작품을 통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국 젊은이들을 보여 주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에서는 “레이디 디오르 제품이 한국에서 어떤 가치를 지니고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생각해 본 작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치열한 젊은이들을 보여 주려면 고시촌이나 분주한 사무실 지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전시를 주관한 디오르 관계자들은 동아일보의 취재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디오르는 2011년 수석 디자이너였던 존 갈리아노가 인종 차별 발언을 하자 경질한 바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