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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계 1强 4中 재편… 시장 주도권 불꽃 경쟁

입력 | 2016-04-04 03:00:00


올해 마지막 대형 매물인 현대증권 인수전이 마무리되면서 대형 증권사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각축전’에 들어갔다. 증권업계 1위 자리를 예약한 미래에셋금융그룹은 KDB대우증권과의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맞서 은행계인 NH투자증권 및 ‘현대증권+KB투자증권’, 전통의 강자인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4강’ 증권사의 추격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 원에 육박하는 ‘미래에셋+대우’ 통합 증권사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에셋은 7일 대우증권 인수대금 잔금(2조1468억 원)을 완납하고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래에셋 측은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하자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막판까지 인수 경쟁을 벌인 한국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했다면 자기자본 약 6조5000억 원으로 도약하게 돼 ‘미래에셋+대우증권’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 측은 5월 중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 구성을 마무리하고 10월까지 통합 작업을 끝내 ‘1위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사업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합병으로 국내 최고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의 경영진은 홍성국 현 대우증권 사장과 미래에셋 측 인사의 공동 대표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미래에셋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선두권 추격에 나선 KB금융지주도 현대증권 인수를 되도록 빨리 마무리할 방침이다. 증권업계는 현대증권을 인수해 ‘빅3’ 증권사를 보유하게 된 KB금융이 넓은 고객층과 현대증권의 영업력을 결합해 공격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유치전에서도 은행은 고객 수에서, 증권사는 계좌당 자산 규모에서 강점을 드러냈다”며 “KB금융과 현대증권 결합의 시너지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KB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은행과 보험, 카드에 증권상품이 결합하면 다양한 복합 금융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전까지 문턱에서 좌절을 겪은 한국금융지주는 상위권 도약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당분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성공적 안착에 집중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가 성공하면 증권사 인수합병(M&A)보다 더 큰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통합 미래에셋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M&A, 기업공개(IPO), 기관 영업 및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증권사들의 추가 M&A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전을 통해 증권사의 몸값이 뛰었기 때문에 매물로서의 가치가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대형 증권사 가운데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증권사들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를 받는 것과 달리 M&A 시장에서의 가격은 시장 전망을 뛰어넘었다”며 “증권사가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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