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청년 실업 문제 주목… 일본 청년 공동체 문화와 유럽의 창업지원 등 해결책 탐구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조금이라도 나은 미래를 기원하는 청년들의 마음은 갈수록 간절해지고 있다. 동아일보DB
청년 문제를 담은 해외 저작물 두 권이 비슷한 시기에 국내 출간됐다. 한 권은 이웃나라 일본의 젊은 사회학자가, 다른 한 권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청년 실업 전문가가 쓴 책이다.
희망 난민/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이언숙 옮김/296쪽·1만7000원·민음사
다만 이러한 공동체가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란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는 반박한다. 오히려 이런 ‘승인 공동체’는 “재분배의 문제를 덮어주며 좀처럼 정치 운동으로도 발전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피스 보트에 올라타 세계 평화 담론을 외쳤던 젊은이들은 여행을 마친 다음엔 전과 다를 바 없이 일상으로 복귀했다. 승인 공동체만 있다면 “돈이 없어도 친구들과 나름대로 즐겁게 산다” 식의 결론은 다소 거칠게 마무리한 느낌이지만 과거 일본과 유사한 종신고용과 연공서열 제도를 갖췄으나 최근 급격히 변화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점은 많다.
청년 실업 미래 보고서/피터 보겔 지음·배충효 옮김/408쪽·2만 원·원더박스
책은 전 세계적 청년 실업의 원인을 수요와 공급 양측에서 모두 살핀다. 청년 실업에는 지지부진한 경제 성장 못지않게 ‘니트족’ 같은 자발적 실업의 증가, 경직된 노동시장과 전 세계적 청년 인구 증가도 한몫했다. 더불어 좋은 일자리에만 구직자가 몰리는 현상, 기업이 원하는 인력과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인력 사이의 ‘숙련 불일치’ 문제도 원인으로 꼽힌다. 예상치 못한 분석 결과도 있다. 캐나다 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가장 선호하지 않는 자질로 창의성, 사업가적 기질, 요령, 전략적 계획 수립 능력, 유머 순으로 꼽혔다.
책 후반부에는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세계 각국의 사례를 집중해 실었다. 창업을 하려는 청년과 실제 스타트업 회사를 매치시켜 주는 옥스퍼드대의 ‘엔턴십(Enternship)’ 프로그램이나 3년간 1만 명을 고용한 다국적 기업 네슬레의 일자리 프로젝트 등 청년 고용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나 정책 입안자들이 참고할 만하다. 그러나 다수 통계에서 아시아 지역 데이터가 빠졌고 방대한 주제이다 보니 다소 겉핥기에 그치는 것은 아쉽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