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섭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현 시점에서 가스산업의 구조개편이 이루어진다면 상대적으로 연료 선택이 자유로운 일부 산업과 발전 부문에만 그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먼저 일부 산업 부문에서는 가스가격 조정 기능이 미흡한 점을 이용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발전 부문에서도 계약구조상 언제든지 직수입으로 이탈할 수 있다. 저유가 시대의 구조개편은 에너지 수요 대체가 가능한 산업 부문 또는 발전 회사의 이익이 확대되는 한편 수요 대체가 어려운 일반 가계 부문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는 구조개편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반 국민에게 편익이 돌아갈 수 있는 천연가스산업의 내실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천연가스산업은 막대한 자금과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산업이다. 지금 국내 기술 축적 수준을 보면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및 배관망 운영 등 공급 부문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인 데 반해 탐사, 채굴, 액화 기술은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셰일가스 혁명과 파리 기후변화협약 체결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우리나라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수단은 바로 천연가스다. 천연가스의 역할을 적극 활용해야 할 때다.
전영섭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