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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3월 15일
1980년대 후반 젊었던 청춘의 피를 끓게 한 영화. ‘영웅본색’이 지난달 재개봉했다. 너무도 유명한 주제가 ‘당년정’과 함께 귀에 낯익은 삽입곡이 이제는 중장년층이 된 관객의 가슴을 다시 한 번 뒤흔들어 놓는다. ‘기허풍우’. 극중 한때 의기투합했던 극중 저우룬파(주윤발)와 티렁(적룡), 리치헝(이자웅)이 함께 지난 시절을 돌아보는 장면에 등장했다. 1970년대 홍콩에서 톱스타로 군림한 나문이 한국 가요의 멜로디에 중국어 가사를 붙여 불렀다.
영화가 세상에 나올 무렵, 그 원래 주인공은 1980년대를 풍미한 유명 그룹에서 독립해 솔로로 활약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 뒤 가요계를 떠났다.
그 주인공, 구창모(사진)가 1994년 오늘 신문 경제면에 등장했다. 현지 사업가로 변신했다는 소식이었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카자흐스탄 현지 수출을 전담하는 기업의 대표가 된 것이다. 이날 구창모는 카자흐국립대학 내에 국내 브랜드 처음으로 AS센터를 개설해 책임을 맡기도 했다. 구창모는 이미 199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한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이듬해 아예 현지에 머물며 무역중개상으로 일했다. 당시 이 자동차 브랜드와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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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는 한국과 현지를 오가며 사업가로서 활발히 일하며 상당한 성공의 단맛을 보는 한편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다. 1999년 그룹 아자의 제작자로 가요계에 돌아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2011년 마침내 가수로서 무대에 섰다. 20년 만이었다. 성공한 사업가로서 오랜 시간 무대를 잊지 않았던 그의 모습은 여전했고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그를 맞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