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8000억서 4조4011억 껑충… 회사측 “별도 공시할 중요정보 없어” 거래소-금융당국 “모니터링 강화”… 일각 “특정세력이 좌우하는 품절주”
14일 코스닥시장에서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개장과 함께 가격제한폭(30%)까지 뛰어오르며 11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말 2만2900원이었던 주가가 10거래일 만에 408% 급등한 것이다. 그 사이 8000억 원 정도이던 시총은 4조4011억 원까지 늘었다. 코스닥의 대장주인 미디어회사 CJ E&M(2조9630억 원), 바이오회사 메디톡스(2조6246억 원)보다 덩치가 더 커진 것이다.
코데즈컴바인은 동대문 의류매장 출신 창업자에 의해 2002년 설립된 토종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제작 및 유통업체다. 한때 연매출 2000억 원을 넘겨 ‘동대문 신화’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등을 겪으며 최근 3년간 영업적자를 내 지난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시련을 겪었다. 이후 감자와 유상증자를 거쳐 큰 고비를 넘겼지만, 사업 확장이나 인수합병(M&A) 등의 호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거래소가 7일 주가 급등 배경 공시를 요구하자 코데즈컴바인 측은 “별도로 공시할 중요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데즈컴바인 주식 중 실제 유통되는 주식이 많지 않아 적은 거래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품절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발행 주식(3784만 주) 중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3422만 주) 등은 매매가 제한돼 실제 거래되는 주식은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유통 주식이 적은 품절주의 경우 특정 세력에 의해 주가가 인위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14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27% 상승했지만 코데즈컴바인을 제외할 경우 0.4% 하락한 것”이라며 “급등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주식이 코스닥시장을 뒤흔드는 현상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관련 거래 명세 등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혁 gun@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