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자연계 인기학과 5년간 어떻게 바뀌었나 ‘공대 톱6’ 대학 경쟁률-합격선 분석
최근 5년 동안 주요 대학 이공계·자연계에서 생명과학이나 컴퓨터 관련 학과는 경쟁률이 오른 반면 건축이나 수학 관련 학과는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교육전문기관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2012∼2016학년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강대의 수시모집 경쟁률과 정시 합격선(커트라인)을 분석했다. 수시는 수능 점수와 상관없이 원하는 학과를 지원하는 경향이 많아 선호도를 충실히 반영한다. 정시 합격선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쏠리는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정시 커트라인도 순위 변화가 일어났다.
서울대는 2013학년도만 해도 수리과학부의 합격선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 기계항공공학부, 화학생물공학부 순이었으나 2016학년도에는 산업공학과와 물리천문학부가 각각 2, 3위로 치고 올라왔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산업공학은 경영학과 성격이 유사해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연세대도 2013학년도에는 수학과 합격선이 가장 높았지만 2016학년도에는 컴퓨터과학과가 가장 높았다. 수학과는 전기전자공학부, 천문우주학과 등에 이어 6위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한미약품 등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관련 산업 분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오 평가이사는 “전공은 취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수험생들도 트렌드를 따라간 것”이라며 “또 화학, 생명 분야는 의학전문대학원, 약학전문대학원 시험을 준비하는 데 유리해 택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반면 한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건축학과는 수년째 하향세다. 지난해 서울대 입시에서 건축학과는 17개 학과, 학부 중 합격선이 15위로 내려갔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의 수시 경쟁률은 44.41 대 1(2012학년도)에서 18.6 대 1(2016학년도)로 낮아졌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건축업계의 불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고 졸업 후 장래가 불투명해 학생들이 진학을 기피한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