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균 ‘뉴욕 1987∼2016’전
오치균의 아크릴화 ‘A Figure’(1986년). 금호미술관 제공
4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화가 오치균 씨(60)의 개인전 ‘뉴욕 1987∼2016’을 각각 혼자 관람한 미술 전공자 두 사람과 차례로 대화를 나눴다. 호오(好惡)는 크게 갈렸지만 기자를 포함해 세 명 모두 한 가지에는 동의했다. 3층에 걸린 1980년대 그림의 칠흑 같은 빛깔이 1, 2층과 지하의 1990년대 이후 대낮 풍경화보다 밝아 보인다는 것.
오 씨는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미국 뉴욕에서 공부하며 대도시에 홀로 나와 살아가는 처지로 인해 발생한 뒤얽힌 감정을 두툼한 질감의 아크릴화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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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온한 노을빛에 휘감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진한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한낮 양달의 센트럴파크.
누구도 작가에게 작품을 위해 고단하게 살아가라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작가의 삶에 대해 관람객이 인지한 사전 정보는 어쩌면, 작품의 감흥과 아무 관계없을지도 모른다. 붓 끝을 통해 무엇을 얼마나 절실하게 밀어냈는가. 그 판별은 별로 어렵지 않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