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압감 제로 ‘무중력지대’서 취업 자신감 키워요”
지난해 4월 문을 연 ‘무중력지대 대방동’은 취업과 창업 준비는 물론이고 동료와 친구를 편하게 만나 위로하며 힘을 얻을 수 있는 청년들의 ‘열린 공간’이다. 무중력지대 대방동에서 임용시험을 준비해 합격한 권도원(33) 최여진 씨(오른쪽부터)와 이곳에 입주한 청년단체 관계자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이곳은 지난해 4월 문을 연 청년 쉼터인 ‘무중력지대’다. 서울시가 2013년 ‘은평구 청년허브’, 지난해 초 ‘구로·금천 G밸리’에 이어 세 번째로 청년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준비를 한다. 모임이나 스터디를 만들어 자유롭게 토론도 할 수 있다. 차 한잔을 즐기는 여유도 누릴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지친 청년들이 잠시 달콤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휴식공간도 있다.
무중력지대는 ‘성과를 내야 하는 세상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중력지대 대방동은 원래 미군기지(8875m²)가 있던 곳. 기지가 떠나고 일부(550m²)를 청년 전용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청년 쉼터인 만큼 건물 외관도 톡톡 튄다. 아예 설계 때부터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했다. ‘드넓은 바다를 거침없이 헤쳐 나간다’는 의미로 운송용 컨테이너 13개를 입체적으로 연결해 1, 2층(393m²)으로 조립했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주황색을 입히고 하얀색으로 ‘YOUTH ZONE’이라는 글귀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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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문을 연 지 1년이 안 됐지만 입소문이 나 회원이 1700여 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100여 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교사가 꿈인 최여진 씨(25·여)도 지난해 7월부터 ‘무중력지대 대방동’에서 임용시험을 준비했다. 선후배와 친구 4명과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부족한 공부를 채웠다. 학원 빈 강의실이나 대학 도서관을 전전할 때보다 훨씬 도움이 됐다. 이곳에서 함께 공부한 모임 회원 4명은 지난달 임용시험에 모두 합격했다. 최 씨는 “청년이 필요로 하는 공간,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공간이 바로 무중력지대”라며 “취업을 못했다고 눈치 볼 필요도 없고 ‘내가 주인이다’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최 씨의 성공기를 본 박원순 서울시장도 “땀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꼭 좋은 선생님이 될 것”이라며 격려했다.
무중력지대 대방동의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10시,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만 39세 이하이면 누구나 홈페이지(youthzone.kr)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서울시는 무중력지대를 2020년까지 8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